<사진- 결혼 3일째 되는 날(2004.4.26) 며느리가 집에 처음 왔을 때 안방에서 자동셧터로 찰깍>

-이 글은 2004.11.01 00:25 에 쓴 나의 홈피 일기에서 퍼온 글-

오늘도 따로 사는 아들과 며느리가 집에 들렀다. 주일이면 으례 둘이 교회에서 끝나는 대로 우리집에 들러 저녁을 먹고 놀다가 집에 가곤한다.

집에 들어서면서 컴퓨터 앞에 있는 나를 보고는,"어 아버님 오늘은 안 숨으셨네요"하고 인사한다.
내가 놀려주느라 몇 번 숨은 적이 있어서다.

며느리는 손에 네모난 음식 통을 들고 있었다. <스튜>라나 ?
요리책을 보고 했다고 갖고 온 것이다. 녀석들은 아내가 차려준 꼬리 곰탕을 맛있게 먹었다. 스튜는 맛이 있었지만 약간 싱거웠다(사실은 쬐꼼 맛 없었다). 요 전에 요리책을 보고 김치만두(만두속을 김치로 싸서 찐 것)를 해 갖고 왔을 때 좀 짜다고 했더니 신경이 쓰였다고 했다.
아뭏든 음식을 만들고 편하게 갖고 오는 것이 기특하다.

집에 돌아가려고 할 때 내가 며느리에게 뭔가 주고 싶어서(그동안 늘 아내가 무엇인가 줘서 보냈는데 마침 교회 가고 없는 터라 내가 뭔가 주고싶은 데 뭘 줘야할 지 몰라서), "새아가 뭐 줄까? 니가 갖고가고 싶은 것 있으면 맘대로 가져가라"하고 말하면서 뭔가 줄 것을 찾으려고 주방쪽으로 갔다. 잠시후 뒤따라오는 듯하던 새아기가 뒤에서 나를 두 팔로 들어올리려고 하면서, "아버님 들고 갈께요"했다. 아들이 멀리서 "하옇든 못말려~ " 하며 이쪽을 보았다. 나도 "그래? 나 가져갈꺼야?" 하며 우리는 한 바탕 유쾌하게 웃었다.
아주 이쁜 짓을 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