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4년정도된 한 딸아이의 엄마입니다.

그리고 맏며느리지요

우리나라의 맏며느리 인내와 참을성, 넓은 아량...

한마디로 간도 쓸개도 없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명절에 시댁에서 3박 4일 꼬박 일하고 왔습니다.

일해서 힘든거 저 힘들다구 여태까지 남편한테 투정부린적 한번 없이 살았어요

근데 이번 명절엔 밤새도록 울었습니다 그리구 지금 집에와서도 몇시간 동안 눈물로...



시아버님은 손자 못낳는 며느리는 사람도 아니라는 식으로 이야길하고

결혼한 시동생은 형수가 못마땅하다고 사람취급도 안하고

아랫동서는 명절 전날에 대충 전만 구워놓고 남편이랑 놀러나가서

저 혼자 저녁해놓고 청소 다하고 남은 부엌일 다하고나니깐 들어오길래

`동서 먹을 복있네 와서 과일 먹으라`고 했다고

남편한테 어떻게 그런식으로 이야길하냐고 말조심하란 식으로 날 무시하고...

전 일찍가서 온갖 집안 청소며 행주랑 걸레랑 삶고 빨래 다하고난 그 다음날 와서

명절 전날 잠깐 전 구운거 밖에 없는데도

동서는 명절 당일 친정못가서 안달나고 동서 친정에서 계속 전화와서 친정 부담없이 가는데

맏며느리인 저는 시누 왔다구 당연하다는듯이 내일 친정가라는 시어머님...

명절인데 친정에 전화한통 안하는 남편...

이렇게 끔직한 명절은 태어나서 처음이네요

딸아이 들을까 혼자 숨죽이며 울음소리도 못내고 밤새 울고나니 눈이 퉁퉁부어서

명절 다음날 친정에 가려니 친정식구들 보기 뭐해서 진하게 화장하고 평소보다 더

밝은 모습으로 억지 웃음을 지으며 앉아 있었는데

남편은 친정에 가서 말도 한마디 제대로 안하고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앉아있고 ...

여기까지 글 읽은 사람이라면 제가 모자라거나

어디 부족한데가 있어서 그렇게 답답하게 산다고 할지도 모르겠는데

저희 친정 시댁보다 10배정도 잘살고 4년제 대학나와서 전문직에 일했습니다

전 신랑 하나 믿고 이렇게 시집왔는데 이렇게 살꺼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결혼하기전 시댁에서 집이라도 사줄것처럼 이야기하더니

막상 시집오니깐 알고보니 시댁에 빚이 있더군요

신랑 월급으로 먹을거 안먹고 입을것 안입으면서 친구들한테 전화하는 전화요금까지

아끼고 전기세 아까워서 청소기한번 세탁기 한번 맘대로 못 돌려가며 정말 악착같이

모으고 모아서 작은 아파트 한채 마련했습니다.

친정에서 집 살때 돈 보태어 주고 신랑 차도 친정에서 사줄때

시댁에선 천원짜리 한장 안보태주더군요

그런데 맏며느리라는 이유로 받은건 하나 없으면서

시부모님 늙으시면 생활비까지 책임져야 하는건...

결혼이 이런거라면 누가 결혼하고 싶을까요

맏며느리의 의무라는 커다란 짐만 있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