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내년이면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 딸입니다.
울엄마한테는 제가 맏이고 제 밑으로 동생이 둘이고요..여동생 남동생...
IMF 한파로 우리 집안이 그렇게나 힘들게 흔들릴때가 있어나 하는 생각이 이제 희미하네요.

그당시 전 대학교에 진학할때였는데 아버지는 가정을 도저히 지키실 자신이 없으셨는지
멀리 떠나버리시고 사회에 대한 경험도 없던 울 엄마...참 그 가녀린 힘으로
저희 삼남매 키우시고 계시네요.
아르바이트다 뭐다 일하면서 겨우 4년 대학을 마치고 직장을 다녔지만 집에다가는
내가 그간 쓴돈(등록금 기타 등등)에는 턱도 없는 적은 돈을 주면서 항상 엄마한테 죄송스런 맘을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딸이...이제는 시집을 간다고 하니 엄마는 눈앞이 캄캄한가 봅니다.
제가 이제야 결혼할 사람이 있다고 얘기한 것은 자식들 다아 시집 장가 가고나면 혼자남을 엄마 어떻게 집도 없이 사시나 하는맘에 엄마가 집을 사는데 얼마간 적은돈이나마 그간 번돈을
전부 드렸어요. 전부라고 해도 학자금 대출받은거 하며 이런거 근 천만원 갚다보니
엄마한테 드릴돈도 얼마 안되더군요.
엄마가 번돈...제가 조금 드린돈..이렇게 해서 빌라지만 작은 집을 샀습니다.
조금은 마음의 위안이 되더군요.
엄만 그게 맘에 걸리시나 봅니다. 내년에 결혼한다고 하는데 당장 결혼자금이 문제잖아요
^^...난 괜찮은데..일년동안 다시 모아서 결혼자금 만들계획이고..
다행이 신랑될 사람이 집에 가구나 살림살이를 이번에 새로산 아파트에 전부 해 놓았더군요.
전 천천히 살림살이만 조금 준비하면 되니 부담도 안가고..^^
(신랑될 사람도 그 이유에서 벌써부터 준비하고 있더군요 고맙게도~)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을 해야하는데...엄마와 동생둘을 데리고 떠나자니 맘이 영~이더군요.

간간히 월급을 타면서 엄마한데 귀금속등을 사드렸어요. 올추석에도 사드릴려구요.

돈으로 주니 전부 동생들한테 그대로 쓰더군요..ㅠㅠ..필요한거 사고싶은것좀 사서 쓰라고 해도
엄만...어쩔수 없나 봅니다... 어머니라는 그 사실만으로..
그래서 돈을 드릴까 하다가 목걸이를 샀습니다.
역시나..연신 거울을 들여다 보시고.. 손으로 목걸이가 제대로 걸려있는지 확인하시고..ㅠㅠ..
시집가서는 이런거 제대로 해주지도 못할텐데..해줄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을때 하나라도 더
해드리고 싶어서요.


올 추석엔 결혼할 제 예비신랑도 같이 인사하러 옵니다.
그리고 추석에 쓸쓸히 남을 엄마를 두고 제 신랑될 사람 집도 찾아봐야 하고..

엄만 본인이 뭔가를 해주고 싶어서 내후년에 결혼하면 안돼냐고 하십니다.
돈을 좀 모아서 제 결혼식에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않게 보내고 싶어하십니다.
누구에게 돈을 꾸울 염치는 절대 못하시고 다시 모을생각에 엄마는 1년만 시간을 더달라 하고..
저하고 예비신랑....^^ 완전 아연실색이 되어서 울엄마 자알~~설득시키려고 이번 추석에
둘이 같이 인사드릴겸 확답받으려고 갑니다. ㅎㅎㅎ...

엄마 고마워요...엄마한테 받은건 헤아릴수가 없는데 전 주는게 없어서 미안하구...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