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자출족을 키우는 대단한 자전거 커뮤니티.

환경과 도시 문제로 많은 국가들이 국민의 자전거 사용을 권장하는 시대다. 심각한 교통난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일명 ‘자출족’을 늘리고자 한다. 이에 따라 자전거와 효율적인 도시 교통시스템에 관한 다양한 연구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 중 사람들의 행동분석에 기반한 자전거 커뮤니티의 자출족 양성비법에 관한 연구논문을 소개해본다.

온라인 자전거 커뮤니티 ‘벨로커뮤터(Velocommuter)’는 처음부터 방문자의 행동 변화에 대한 전략을 기반으로 설계되었다. 벨로커뮤터 사이트에 있는 인터렉티브 콘텐츠들은 방문자에게 적극적인 행동 변화를 유도한다. 이 실험적인 프로젝트는 미국의 18-22세의 젊은이들이 학교와 직장을 다닐 때 자전거를 활용하도록 만든다.

2000년대 초, 미국인의 90% 이상이 자동차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이용했다. 2008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자동차를 포기하고 대안적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그 때 형성된 대체 교통수단 관련 온/오프라인 커뮤니티는 유가가 떨어진 후에도 사람들이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문화를 유지하게 하는 근간이 되었다.

2004년 진행된 리서치에 따르면, 16-24세의 젊은이가 자전거를 가장 많이 탔다. 이는 전체의 39.1%에 달하는 비율이다. 부모의 라이딩 습관이 자녀에게 대물림 되는 경우가 많으며, 어릴 때부터 형성된 습관은 평생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미래에도 높은 인구 수의 자전거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젊은 층의 라이딩 비율을 높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일명 ‘젊은이의 라이딩 습관 들이기 프로젝트’, 벨로커뮤터의 소셜마케팅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자출족을 양산하기 위한 소셜마케팅의 요소는 다음과 같다. 사이트 방문자를 자출족을 만들기까지의 ‘진입장벽’, 진입장벽을 하나씩 해소하기 위한 ‘1:1 프로세스’, 그를 통한 ‘행동 변화’다. 즉 자전거를 타지 않는 젊은이를 자출족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를 가로막는 여러 가지 행동 패턴이라는 ‘진입장벽’을 넘어, 라이딩 습관을 정착시키는 ‘개별적인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벨로커뮤터는 다양한 커뮤니티와 캠페인을 벤치마킹했고, 이를 바탕으로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제작했다.

연구진은 진입장벽의 요소를 조사하기 위해, 오레건 주 애쉬랜드의 자출족들을 대상으로 진입장벽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진입장벽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다. 가장 큰 진입장벽은 ‘자동차에 비해 편리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그 뒤를 안전, 장비 확보, 외모, 날씨 등의 이유가 뒤따랐다. 매일 마주치는 진입장벽으로는 날씨가 45%를 차지했다.

그 외에도 사이트 내외에서 다양한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자출을 시작한 동기 설문조사에서는 육체적 건강을 강화하고자 하는 동기가 가장 컸다. 그 다음을 환경, 정신적 건강의 강화가 뒤따랐다. 그들은 또한 학교/직장과의 거리, 자전거를 탔을 때의 외모, 직장에서 외모의 중요성 등의 다양한 설문을 진행하고 결과를 취합했다. 벨로커뮤터는 이 무수한 행동분석의 결과를 바탕으로 인터렉티브 콘텐츠와 자출 캠페인을 진행했다.

벨로커뮤터는 무수한 리서치를 통한 빅데이터 분석을 강조한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행동 패턴, 진입장벽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프로세스를 만든다. 효과적인 소셜마케팅 정책과 인터렉티브 콘텐츠 모두가 이를 기반으로 한다. 벨로커뮤터는 빅데이터 분석을 사용자의 행동 변화에 적용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차세대 마케팅 리서치이자 효율적인 캠페인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벨로커뮤터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가 단위의 라이더 양성 프로젝트와 자전거 친화적인 기업문화 컨설팅을 기획 중이다.

벨로커뮤터로부터 국내 자전거 정책을 반추해본다. 국내의 자전거 정책은 과도기적인 단계로, 기존의 교통시스템에 자전거가 편입되고 있는 과정에서 이용자간, 정책간 마찰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를 토로할 정부와의 소통 창구 그 기능이 만족스럽진 못하다. 안정적인 자전거 정책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자출족을 비롯한 다양한 계층의 자전거 사용자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의견이 원활하게 반영되고, 그들의 문제가 조속하게 해결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의 의견을 반영한 자전거 인프라 구축과 정책의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올해 신설된 서울의 자전거 정책과에서는 정기적인 모임과 리서치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자전거 시민시장실, 자전거 문화 정책토론회 등에 참가하는 서울 시민의 숫자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작은 시작이 국내 자전거 정책과 풍부한 인프라의 안착을 도모하길 빈다.

글: 최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