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벌레와 함께 온다. 첨단과학을 이겨낸 벌레가 강력해진 만큼 살충제의 사용은 더욱 빈번해진다. 이 악의 고리를 끊고, 벌레와 똑똑하게 싸우는 법을 소개한다.

가습기 살균제 이슈가 터진 후, 이번에는 자동차 워셔액이 문제가 됐다. 유리창으로 흘러내리고 말 줄 알았더니 환기구를 통해 우리의 호흡기로 들어오고 있었다는 것.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워셔액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메탄올이 들어 있다. 화학제품과 관련한 문제들이 터지자 전 문가들은 ‘분사(Spray)되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여름이면 집집마다 필수 상비약으로 구비해두는 살충제를 떠올려보자. 대부분 살포하거나, 훈증하거나, 연기를 피워낸다. 즉 공기 중에 머물다 숨을 들이킬 때마다 그 성분이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살충제 주성분 중, 알레트린과 퍼메트린은 천식과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모기 기피제에 주로 들어가는 디에칠톨루아미드는 피부발진부터 심각하게는 중추신경과 뇌신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뿌리는 것부터 어린이용 로션까지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 대부분은 유럽연합이 금지하거나 유해성을 재평가하고 있으니 우리도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친환경적인 해법들을 찾아봤다

STEP 1 / 벌레를 피하는 기본원칙

원리는 간단하다. 벌레가 좋아하는 것을 차단하고, 싫어하는 것을 두면 된다. 집안의 습기를 잡기 위해 향초를 피우거나 기분 전환을 위해 디퓨저를 비치한다면, 달달한 향이 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겠다. 벌레가 싫어하는 초음파를 내는 해충퇴치기도 있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있으니 편한 것을 골라 써도 좋다. 어둡고 습한 곳을 좋아하는 벌레는 하수구나 환풍구 같은 방심하고 있는 작은 틈을 통해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적에게는 침입할 수 있는 작은 틈도 허락해서는 안 된다.

STEP 2 / 벌레 차단을 위한 TO DO LIST

마당 / 현관 / 베란다

□ 쓰레기봉투를 내놓는 주변을 항상 청결히 유지한다.

□ 의도치 않은 물웅덩이를 없앤다.

□ 물탱크가 있다면 닫혀 있는지 살펴본다.

□ 벌레기피식물이나 식충식물을 심는다.

집안

□ 날파리가 문제라면 기존 방충망보다 더 미세한 방충망을 설치한다.

□ 환풍구 뚜껑 속에 양파망을 끼워 벌레가 나오는 것을 차단한다.

□ 하수구 트랩을 설치하고, 물이 새는 꼭지를 수리한다.

□ 창틀에 뚫린 작은 구멍에 틈새 방충망을 붙인다.

□ 출입문 틈을 막는 틈막이를 설치한다.

□ 곡류는 반드시 밀봉하고, 향이 강한 음식은 냉장보관한다.

□ 조리기구, 냉장고 주변을 항상 깨끗이 유지한다.

□ 침구의 습기를 주의하고, 자주 세탁한다.

□ 집안을 매일 환기하고, 습도를 50% 이하로 유지한다.

TIP> 벌레 기피식물 & 식충식물

메리골드, 로즈제라늄, 로즈마리, 라벤더, 페니로얄민트, 회향나무, 로즈마리, 적차조기, 탄지, 회향나무, 야래향, 캣닢, 니코티아나, 파리지옥, 끈끈이주걱, 네펜데스

STEP 3 / 벌레 잡는 천연 레시피

➊ 벌레 덫 만들기

페트병을 위에서부터 4:6 비율로 자른다. 페트병 아래에 따뜻한 물을 1/3 정도 붓고, 설탕 1큰술과 이스트 1/2큰술을 섞는다. 검정 비닐로 페트병을 감싸고 페트병 윗부분을 뒤집어서 끼우면 천연 덫이 완성된다.

➋ 벌레 퇴치 스프레이

무수 에탄올과 정제수를 1:2로 섞은 뒤 방향식물을 우려내거나, 천연오일을 섞어 집안에 수시로 스프레이 한다.

➌ 천연모기향

고추, 쑥 등 벌레 기피식물을 바짝 말려서 유리그릇에 넣고 불을 붙여 태운다. 오렌지나 레몬은 반으로 잘라 알맹이를 꺼낸 뒤, 심지를 넣고 식용유를 담아 향초로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가운데 과일 심이 살아 있다면 심지 대신 사용해도 좋다.

TIP> 그래도 물렸다면...

손톱으로 십자가를 만들거나 침을 발라봐야 아무 의미 없다. 모기가 침을 꽂으며 우리를 괴롭게 하는 효소는 56℃ 이상의 따뜻한 물에 분해되기 때문이다. 따뜻한 물과 비누로 잘 씻고 나서도 가렵다면 얼음을 올려 일시적으로 감각을 없애준다. 진정 성분이 있는 라벤더나 티트리 오일을 바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취재_이아롬  |  일러스트_라윤희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6년 8월호 / Vol.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