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렉티브 미디어 작품 등 다양한 장르의 ‘괴물’ 관련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뉴 몬스터 - 괴물이야기 展이 다음달 11일(토)부터 내년 1월 11일(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국, 내외 주요작가들이 예술적 상상력을 통해 ‘괴물’을 재해석한 작품들을 전시할 예정이다.

프랑스, 영국, 미국, 호주 출신 외국작가 5명과 국내작가 5명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인터렉티브 미디어, 영상, 회화, 사진 콜라주,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출품된다. 특히 뉴 미디어를 활용한 작품이 다수 등장해 관람객들이 최신 장르의 현대 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미국 작가 필립 워싱턴은 전통 그림자 인형놀이의 디지털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작품 ‘그림자 괴물’을 제작했다. 가벼운 손동작으로만 표현됐던 그림자 인형놀이에 컴퓨터 그래픽과 포토그래픽 프로그램 기술을 더한 이 작품은 정교하고 신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사운드와 애니메이션 효과까지 더해져 더욱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

▲ 필립 워싱턴(2005)

펠리시 데스틴 도르브의 설치 작품 역시 기대를 모은다. 그는 강렬한 소리의 진동과 색을 입힌 동심원의 프로젝션으로 이뤄진 작품을 통해 가시적인 세계와 비가시적인 세계의 경계를 보여줄 예정이다.

마크 포웰은 입체 조각작품 ‘드림 디오라마’를 통해 관객들에게 충격적인 시각 경험을 선사한다. 이 작품은 H.P. 러브 크래프트의 소설 ‘피크맨’의 한 장면을 미니어쳐 방식으로 축소해 묘사한 것이다. 작가는 자연의 폭력성을 비틀고 과장시켜 나타낸 미니어쳐 조각작품을 통해 냉소적이고 섬뜩한 유머를 던진다.

반면, 템포러리 디스토션은 상실과 고립, 외로움 등의 문제를 다룬다. 관람자들은 작품의 동선에 따라 벽장처럼 생긴 직사각형 공간 속에 갇혀 고립감을 체험하게 된다. 또 다른 작품 ‘망가진 인형들’은 석고와 보철 등으로 만들어진 4개의 로봇들로 구성돼 있다. 복제실험으로 인한 다양한 기형의 발생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 템포러리 디스토션(2009)

국내작가들의 작품도 주목할만하다. 작가 이승현은 즉흥적으로 떠올린 괴물의 이미지들을 그려내는 자동기술법 방식으로 그만의 작업세계를 구축한다. 완성된 괴물의 형상을 통해 관객들은 각자의 무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괴물의 이미지를 환기하게 된다.

배윤환의 연작 ‘상규네 할아버지’ 시리즈는 아름다운 색을 찾아 나섰던 노인이 탐욕에 취해 살인마로 변해버린 모습을 담아낸 작품이다. 서술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이 작품은 아름다웠던 색이 뒤엉키면서 탁해져 가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색채를 잃어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재조명한다.

이 밖에 괴물이라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탐색을 펼치는 김기라, 인간과 기계의 이분법적 사고를 허무는 노진아,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잇는 장치를 제시하는 우주+림희영 작가의 작품을 통해 관습과 인습의 틀을 깨고 참신한 시각으로 괴물을 고찰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한편, ‘뉴 몬스터 - 괴물이야기’는 주한프랑스 문화원의 후원으로 프랑스의 크레테일 복합 문화예술센터와 공동 기획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