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
요지경님 2018.01.21 22:36:31
평일 근무중에 갑자기 일이 생겨서 조퇴하게 됐죠.
회사가 외진 곳이라 대중교통이 없어서 택시를 불러야하는 상황이였구요. 근데 그곳은 콜택시를 불러도 이삼십분 지나야 오더라구요.
옷 갈아입고 경비실앞까지 나왔더니 통근버스 기사 아저씨가 보이는거예요.저희는 3교대 근무라 오후3시쯤이면 기사님들 회사로 들어오시거든요. 시내로 나가시냐고 물으니 그런다고 하시길래 고맙습니다고 얼른 아저씨 차에 탔습니다.
차에서 아저씨가 전화번호 찍으라는거예요.그래서 거절못하고,오늘 신세졌으니 밥한번 살게요하면서 번호 줬거든요.
근데 기사아저씨가 오늘 전화와서 하는 말.
'아가씨랑 말이 잘통하는것 같으니까, 저녁에 밥한끼 먹읍시다.나도 혼자사는 사람이고,아가씨도 좋은 사람 같으니 데이트도 할겸.'
그래서 제가 그랬죠.
'기사아저씨,지난번엔 고마웠어요.근데 제가 아저씨랑 데이트해야할 이유라도 있나요?갑자기 데이트라 그러시니 기분나쁘네요'
'이유는 무슨.그냥 혼자사는사람들끼리 밥한끼 먹으면서 친구로 지내면 좋잖아요'
'아저씨.제가 해장국 한그릇정도는 사드릴수 있는데 갑자기 데이트라 얘기하시니기분 무지 나쁘거든요.데이트는 좋아하는 사람이랑 할거구요.아저씨랑 저랑 친구사이로 지내는것도 무리잖어요.그리고 밥사주신다해도 제가 부담스럽네요.
전화끊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처신을 잘못한건가요?
다행히 그 아저씨는 제가 타는 통근버스 기사님이 아니라서 자주 안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