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4살, 84년생 대전사는 유부녀. 결혼 3년차입니다.(아이없음)

올 2월14일.새벽 

잠이오지 않아 침대에서 뒹굴거리는데 

잠든 남편의 핸드폰이 띵동 울립니다.

문자 내지는 카톡같은?

도저히 안보고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대요

궁금해서기도 하지만 촉이 이상했거든요.

연락하는 여자가 있었더라구요.

대화를 보니 보고싶다. 사랑한다. 는 있었는데,

아직 만나기 전에 연락하며 서로 좋아지내는 중이고

며칠 뒤 어디서 잠깐 만나자는 식의 약속을 하고 있더군요.

약속날이 되기전에 저한테 걸린거죠.

지금생각해보면 저도 되게 바보예요.

모르는척 하고있다가 미행을 했었어야하는데 

그걸 못참고 자는거 깨워서는 집안난리가 났었거든요.

제발 옆에만 있어달라.

아무사이도 아니고 만나지도 않았고 만나러 나갈 생각도 없었다.

평생 죄인으로 옆에서 하라는대로 다 하고 돈도 많이 벌어다줄테니

곁에만 있어달라 다시는 이런일 없을거다 뭐 등등

그래서 같이 살고는 있네요.

그때 제가 눈이 돌아

죽어버리겠다고 락스를 먹었어요 

다행히 많은 양은 아니었고, 119 응급조치와..

병원 응급실에서 계속되는 토악질로 위에있던 락스가 다 쏟아져 나온건지..

여튼 보름정도 입원해서 치료받았었어요.

잘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게되고 맞벌이를 하며 유지하던 가게가 힘들어지면서

대출을 매달 연속적으로 받아서 썼어요.

남편에겐 말하지 않았구요.

그러던 차에, 이번달엔 더이상 주부로 대출이 안나오는겁니다.

단한군데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어요.

카드대금도 연체중이고..돈은 없고 죽겠더라구요

그러다가 친애저축은행수탁법. 약간의 편법대출을 이용해 최대 3천만원까지 저금리 대출을 받게 해준다는겁니다.

해서는 안되는 체크카드를 양도했고 그 결과 제 통장들이 사기꾼들의 대포통장으로 쓰여 피해자들이 생겨났으며 

저를 신고했고, 제 통장도 전부 막힌상태예요.

너무도 절박했던 상황이라, 대출을 해준다기에 눈이 멀었습니다..

지금생각해보면 멍청한일인데 죽으란법은 없구나..하늘에서 동아줄이라도 내려주는가보다 했어요

사람이 벼랑끝에 몰리니까..더 믿고싶어지더라구요

제가 당한 걸 알았을땐 정말 얼마나 울었는지 기억도 안나요.

모든게 물거품으로 돌아갔고, 결국엔 통장거래도 못하고 경찰서에 조사까지 받으러가야하는 상황이 벌어졌으니까요.

보름정도 지난 오늘 해당 관할경찰서 담당 형사님께 전화를 받았고,

제가 사는 대전지역으로 이관해주신다했습니다.

통화상으로 대강 설명드리다 복받쳐올라 엉엉 울었는데

마음 따뜻하신 우리 형사님...

울지말라며..너무 걱정말라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제 처지가..제 꼴이 너무 처량하고 비참하고 등신같아서 

너무 창피했습니다..

막연한 공포심에 떨다가 직접 형사님과 통화하고 나니 약간의 안도감 같은게 들대요.

잠깐 몇시간동안은 마음이 편안해진듯 했지만,

역시나... 기분이 너무 좋지 않아요.

남편한테는 이 역시도 

단 하나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카드연체중이라는것도요.

어디 말할 데는 없고..

속은 터져버릴것만 같고..

저랑 같은처지에 계신분 혹시 있으실까요??

뭐..그 전에라도...비슷한 경험이라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