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 여자입니다. 남자는 한살 위..

소개팅 나갈 마음 없었는데 급하게 잡힌 약속이라 그냥 재미삼아 나감.. 

작년에 결혼날짜 잡았던 사람이랑 헤어졌기 때문에 결혼 서두를 맘 없구요. 주선자도 그냥 일단 가볍게 만나보래서..

근데 나가보니 말로만 소개팅이지 선 같더군요..

소개남이 제게 혼기 찼으니 결혼 급하지 않냐길래 집에서도 재촉 없고 나도 2년후쯤 결혼 생각한다 했더니 저쪽에선 당장 내년 초에라도 결혼해야겠데요...

처음부터 굉장히 결혼쪽으로 밀고 나가길래 속으로 착각에 빠져서 내가 맘에 완전 드나부다 생각했어요. 

근데 알고보니 제가 남자분보다 한달에 100만원 이상 더 번다는걸 주선자에게 듣고 나왔더라구요.. 저는 대충 남자쪽 집안이 돈 걱정은 없이 산다라고 듣고 나갔구요..ㅋㅋㅋㅋ ^^;; 암튼 남자분이 결혼하면 맞벌이 하길원한다고 해요.. 제가 지금처럼 돈 벌려면 집안일은 거의 버려둬야하고 애 키우는건 꿈도 못꿀만큼 바쁘고 스트레스 받는 직업인데도.. 제 몸 고생하는건 안중에 없어 보이고 오로지 저와의 결혼을 재테크 수단으로만 보는거 같아 많이 속상합니다..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이 부족하다면 저도 적당한 일해서 150~200 벌어 제가 번돈으로 생활비하며 남편 월급은 저축하는.. 집안일도 깔끔하게 제 손으로 하는 그런 와이프이고 싶었습니다만.. 저쪽 남자는 젊었을 때 바짝벌자고.... 그러면서도 벌써 노산이니 애도 빨리 낳아야 줘야 한데요..

웃기면서도 슬픕니다.. 당연히 이 만남은 그만둬야겠죠? 알면서도 이 거지같은 기분을 달랠길이 없어 끄적여봅니다.

저도 저쪽 집안 얘기 듣고음.. 괜찮네..했으니 똑같은 수준의 속물인건 알지만..

왜 온전히 인간 VS 인간으로 만날 수 없는 건지.. 제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나봐요 남들은 잘만하는 결혼, 사랑이 저는 왜이리 어려운지..

이럴꺼면 차라리 혼자 사는게 낫겠다 싶고. 

웃픈 하루가 오늘도 지나가네요... 또르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