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음이 너무 답답해서 여러분들의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올립니다. (남친 여친방에도 쓴 글입니다)

저랑 남친은 사귄지 일년 반 정도 되었고 결혼얘기가 있었던 진지한 사이입니다. 전30, 남친은 31살이고 미국인이에요.


얼마 전 같이 미국 집에 인사도 드릴겸 열흘동안 다녀왔는데 크게 싸웠어요. 남친이 저한테 기대치가 컸나봐요. 전 잘 챙겨주다가 갑자기 변한 남친에게 서운했고 남친은 생각한대로 제가 따라주지 않아서 화가 났어요.

지금 남친 상태는 최악일 정도로 힘듭니다. 3월에 신학기 시작하면서 일도 바쁘고 4월에 비자연장으로 미국에서 서류도 받아야하고 5월엔 살던집 계약이 만료되서 집도 알아봐야 하구요 친구한테 빌린 돈 문제도 있고 2월에 급여없는 휴가 미국여행 관계로 일도 못해서 당장 3월에 생활도 힘들구요..

이런 상황에서 저랑 자주 싸우게 되니 저랑의 관계도 다시 생각하는거 같더라고요.. 가장 큰 불만은 제가 예전처럼 노력을 하지 않고 자기가 이 관계를 끌어가는 느낌이래요. 예를들어 제가 이거 하자 저거 먹고싶다 거나 남친이 뭐 하자 했을때 리액션이 별로 없어 억지로 하는듯한 느낌을 주는거요..

그래서 저도 깨닫고 사과하고 남친의 입장에서 이해하기로 했어요 제 사랑방식과 남친 사랑방식이 다르고 제 입장을 강요해선 안된다구요


그러다가 오늘 제 생일이라 어제 만났는데 자기는 제가 말이 잘 통하는 한국사람 만나면 행복할것 같대요.. 제가 영어를 잘 못해서 한국말로 얘기하고 남친은 영어로 얘기해요. 그것도 이젠 힘들대요
자기가 한국말 안배운건 자기 잘못이라고 하면서요..
그리고 제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굿모닝 인사 하라고 하는것도 짜증나고 저때문에 친구들도 못만나고 여자인 친구도 못만나고 사고싶은 오토바이도 못사서 싫대요..

원래 내년 초쯤 결혼할 생각이었는데 자기는 지금 결혼 준비가 안되서 못한대요 아마 2년 안엔 힘들거래요. 자기 인생을 즐기고 싶대요.
저 만나기 전에 남친은 저축 하나 안하고 번돈 다 쓰고 하고싶은대로 하고 살았거든요. 저 만나면서 제가 말해서 1년간 적금 펀드 부어서 결혼 자금 하기로 했는데 알고봤더니 지난주에 적금도 찾았더군요.

저는 어제 이런얘기를 하길래 너무 놀라서 울고불고 붙잡았어요 아무 얘기 없이 갑자기 그러면 어떡하냐고. 그래서 남친이 일단 헤어지는건 아니고 다시 노력해 본다고는 했는데 오늘 와서 생각하니까 자유롭고 싶고 결혼생각 없이 놀고싶은 사람을 제가 괜히 붙잡고 있는게 아닌가 이제 놓아주어야 하나 이런생각이 드네요

남친이 준비가 안되어 몇년 후에 결혼 한다는건 이해가 가요 전 빨리 결혼해서 힘 합쳐서 늘려나가고 싶지만 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힘든 일이 생겼을때 도망가듯이 상황을 피하려고 하는사람은 이제 믿기가 힘드네요

마치 콩깍지 씌었을땐 다 맞춰주다가 콩깍지 벗겨지니 자기가 하고싶은대로 다 하려는 듯한 느낌이에요..

엄마는 니가 그렇게 감정소모 하면서 붙잡을 만큼 그렇게 괜찮은 사람은 아니라고 하세요

글고 현실적으로 모아놓은 돈이 없어요 외국에선 성인되면 부모에게 손 안벌리는게 당연하게 생각되서 부모님 도움 받고 싶지도 않대요. 이번에 보증금 2천 해주시는게 다에요

전 아직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다시 잘 해보고 싶지만 이런 힘든 상황이 왔을때 풀어보려고 노력하기보다 도망가려하는 사람을 뭘 믿고 계속 만나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저 어떡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