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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나 위로 올라간 부처님 - 강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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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법당이 답답하여

안마당을 거닐다가

물 한바가지를 마시고

안테나 위로 날아 올라갔다

수만 가정의 안방으로 부처님이 송신되었다. 그러나

전파 장애로 아무도 부처님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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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참나무에 올라가 목이 아프게 노래하던 부처님이

방송국으로 날아가 새로운 버전으로 노래를 불렀으나

이날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T.V 수상기 고장으로 보지 못했다

이튿날 조간신문 톱기사에

"보지 못한 시청자들은 www.kbs.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라고​​

대서특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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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을 길게 빼고 부처님이 슬금슬금

내 방문 안으로 기어 왔다

그 때 전화가 왔다

"우체국입니다. 댁으로 택배된 부처님이 반송되었습니다.

확인하시려면 2번을 누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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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때 국수를 맛있게 먹은 부처님이

민들레 홀씨를 타고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들어가 이메일로 송신되었다

대부분 전송 실패로 되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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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코 고개를 가로 젓던 부처님이

나무에서 추락하여

석간신문으로 배달되었는데

중생들이 광고인 줄 알고 휴지통에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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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부처님, 안테나 위로 올라가다』(미네르바, 201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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