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 주일례

시처럼 다가오는 사람들입니다.

천고마비의 풍요로운 빛깔 같은 사람들이지요.

가슴을 따뜻하게 했던 흔적입니다.

잊을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 넓은 세상을 가득 채웠던 사람들입니다.

나를 알았던 사람들이지요.

그 사람들이 그리운 날들입니다.

그런 계절이 왔습니다.

나뭇잎이 익어가는 저녁이지요.

차와 그리움이 우러나는 밤입니다.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지요.

이름을 불러보고 싶습니다.

얼굴을 그려보고 싶지요.

그리고 만져 보고 싶습니다.

가을 서정처럼 고요히 묻고 싶습니다.

눈이 시린 저 단풍나무로도 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