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거문고 / 김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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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거문고 / 김규성

36쩜5do시 2020.04.05 11:03:10

조회 71 댓글 0 신고

한 줄 거문고 / 김규성

오동나무는 줄기만 남고

산불 꺼진 산골짜기는

깊은 밤 소쩍새 소리만 남았다

종자기는 백아에게

여섯 줄을

자꾸만 두 줄로 줄이라고 한다

시끄러운 세상

너와 나 마주한 손뼉처럼

한 소리로 오르내리다가

그조차도

아예 하나로 줄이자고 한다

나의 손과 너의 귀가 하나인데

둘의 악보에는

기표와 기의가 따로 없다고

왕복 차로는 번거로우니

한 번 가면 다시 올 까닭 없는

외길을 가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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