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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뒷모습에서 인생을 봅니다
54 산과들에 2020.02.27 17:55:05
조회 282 댓글 0 신고

첫 닭 우는 아침 

하얀 새벽 싸리문을 나설 때

돌아누운 아이의 맑은 얼굴을 보고

흐믓한 여유보다는 허한 무게감에 희미한 미소를 보이시고

 

터벅터벅 한 줄 논두렁이

한번뿐인 삶의 전부라며

한 몸 숨겨지는 논 가운데 공간에서

단 얼마의 시간도 하늘을 대하지 못하신

아버지!

 

꾸역꾸역 넘어가는

햇살이 힘들어지면

붉지도 노랗지도 않은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아이를 그리시고

 

걸음보다 만져지는 들판의 향기와

등 언저리 느껴지는 석양의 따스함에

황금만큼이나 부자이신

아버지!

 

이제는

계곡 같은 주름에

삶의 깊이를 내어주시고

흐릿한 눈동자에

삶의 고단함을 지고 계신

덩그런 툇마루 작은 뒷모습에서

석양의 붉은 노을을 봅니다

 

-이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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