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생활자/안차애
그도세상김용호 2020.01.26 02:22:22
공동생활자
안차애
막장 같은 멜로드라마 속이다.
아니, 멜로 같은 막장 속이다.
기생말벌은 순식간에 딱정벌레 애벌레의 몸속에 산란관을
집어넣어 알을 낳는다.
딱정애벌레는 숙주의 맛으로 살과 피를 늘린다.
혼곤한 숙주의 잠을 잔다.
잘 빨리기 위하여 맹렬하게 빨아들인다.
마침내 애벌레는 말벌의 서식지로 기어가 희고 둥근 집을 짓는다.
어디만큼 왔니?
반쯤의 머리통
덜렁이는 모퉁이
하나 남은 다리.
아늑한 고치 안에서 관계가 완성된다.
기생말벌은 애벌레를 냠냠 파먹고
바삭바삭 베고 자다 접힌 날개와 다리 마디를 연다.
마침내 날아오른다.
비상의 완성은 바닥의 흔적을 재빨리 벗어나는 것,
한사코 통증의 배경을 밀어내며 높이 날아오르는 것.
나는 오늘도 너를 와작와작 깨물며 달콤하다며
완전변태의 깃발을 흔들고 있다.
완전한 사랑이라고 백태 낀 혓바닥을 날름대고 있다.
밥인 몸이 푹푹 무너지고 있다.
거덜난 사랑이 와르르 와르르 무너지고 있다.
멜로와 막장 사이에서
* 숙주를 마비시키거나 죽이지 않고 살려둔 채 그 몸 안에서 기생하는 곤충.
안차애
막장 같은 멜로드라마 속이다.
아니, 멜로 같은 막장 속이다.
기생말벌은 순식간에 딱정벌레 애벌레의 몸속에 산란관을
집어넣어 알을 낳는다.
딱정애벌레는 숙주의 맛으로 살과 피를 늘린다.
혼곤한 숙주의 잠을 잔다.
잘 빨리기 위하여 맹렬하게 빨아들인다.
마침내 애벌레는 말벌의 서식지로 기어가 희고 둥근 집을 짓는다.
어디만큼 왔니?
반쯤의 머리통
덜렁이는 모퉁이
하나 남은 다리.
아늑한 고치 안에서 관계가 완성된다.
기생말벌은 애벌레를 냠냠 파먹고
바삭바삭 베고 자다 접힌 날개와 다리 마디를 연다.
마침내 날아오른다.
비상의 완성은 바닥의 흔적을 재빨리 벗어나는 것,
한사코 통증의 배경을 밀어내며 높이 날아오르는 것.
나는 오늘도 너를 와작와작 깨물며 달콤하다며
완전변태의 깃발을 흔들고 있다.
완전한 사랑이라고 백태 낀 혓바닥을 날름대고 있다.
밥인 몸이 푹푹 무너지고 있다.
거덜난 사랑이 와르르 와르르 무너지고 있다.
멜로와 막장 사이에서
* 숙주를 마비시키거나 죽이지 않고 살려둔 채 그 몸 안에서 기생하는 곤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