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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껍데기이다
100 뚜르 2020.01.18 06:43:02
조회 177 댓글 2 신고

 

제나라 군주 환공(桓公, ?BC 643)이 책을 읽고 있었다.

마침 그의 뜰에서 왕이 탈 수레바퀴를 만들고 있던

윤편(輪扁, 은 직업, 은 이름)이라는 목수가

감히 그에게 무슨 책을 읽고 있냐고 물었다.

 

환공은 '성인들의 옛 말씀을 기록한 책'이라고 대답해 주었다.

"전하께서는 옛 사람들의 찌꺼기를 읽고 계시는 군요.

"윤편의 방자함에 화가 단단히 났다.

그는 일개 목수가 감히 왕에게 허언을 한다면서

그 말이 진실됨을 밝히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 경고했다.

 

그랬더니 윤편은 이렇게 말했다.

"소인이 하는 목수일로 보아 그렇게 생각한 것입니다.

소인이 나무를 깎아 바퀴를 맞출 때 구멍이 조금만 헐거워도

수레가 덜컹거리고, 조금만 작아도 빡빡해서 수레가 잘 돌아가지 않습니다.

 

이때 너무 헐겁지 않고 빡빡하지도 않게 하는 방법은

일이 손에 익어 제 손과 마음이 저절로 하나가 될 때라야만 가능한 것이지요.

이것을 말로 표현할 순 없습니다.

 

설사 소인의 자식이라 해도 가르쳐줄 수 있는 것은

대강의 방법일 뿐, 진짜 알맹이는 스스로 터득해야 하는 법이지요.

이처럼 하찮은 목수일도 그러한데 하물며 성인의 깊고 넓은 뜻이

어떻게 글자로 전해질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그러니 진짜 알맹이는 성인과 함께 사라지고

그 책에는 찌꺼기만 남아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桓公讀書於堂 輪扁斲輪於堂下 釋椎鑿而上 問桓公 曰敢問 公之所讀者

何言邪 曰聖人之言也 曰聖人在乎 公曰已死矣 曰然則君之所讀者

古人之糟魄已夫 桓公曰 寡人讀書 輪人安得議乎 有說則可 無說則死

 

輪扁曰 臣也以臣之事觀之 斲輪 徐則甘而不固 疾則苦而不入

不徐不疾 得之於手而應於心 口不能言 有數存焉於其間 臣不能以喩臣之子

臣之子亦不能受之於臣 是以行年七十而老斲輪 古之人與其不可傳也死矣

然則君之所讀者 古人之糟魄已夫

 

<莊子(BC369BC289) 天道篇>

 

출처 : 카페 사랑의 향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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