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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그리움
53 산과들에 2019.12.06 08:12:36
조회 103 댓글 0 신고

며칠째 비가 뿌리고 깨꽃이 무수히 졌습니다 

간간이 트이는 구름 새로 낮달이 뜨고

탱자나무 울 너머 간혹 맑은 노을이 걸리는 저녁

옥수수밭에 나가 소리없이 불러보는

당신은 더욱 멀리 있습니다

수런대며 발 밑에 모이는 풀잎에 귀기울여도 보고

몇 개의 나무 그림자를 안고 저무는 강물로 흐르기도 하였으나

당신이 물러서는 발짝만큼

나는 당신을 쫓아가지 못하였습니다

그늘진 곳에서 반딧불만한 등불은 이울고

뻐꾹새 소리만 잠든 마을을 씁니다

강 건너 별빛처럼 살아서 가물대는 불을 켜고

당신이 이 세상 어딘가를 홀로 비추고 다니리란 생각을 하며

메밀꽃 같은 별이 뜨는 밤을 그려봅니다

언젠가 떠나간 것들을 다시 만나는 때가 있겠지요

우리가 장마비에젖고 칠흑같은 어둠 끝없이 밀려와도

흐르고 흘려 한군데로 모이는 그런 저녁은 있겠지요

흐름의 끝에서 다시 처음이 되는 말없는 강물 곁으로

모두들 하나씩 등불을 들고 모여드는

그런 밤은 정녕 있을 겁니다

 

-도종환(저무는 강 등불 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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