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 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 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재는 풀 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웃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 길에서

저녁이슬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가을은 우리의 마음을 서정적으로 몰고갑니다.

사회생활에 찌들어 사는 현대인들에게도

가을은 그러합니다.

가을은 참 마술사 같습니다.

사람을 그리워하게하고

사랑을 찾게 하고

쓸쓸하게 하고...

이 가을 좋은 추억들 만드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