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풍성해지는 한가위.
그러나 명절이면 더욱 소외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1평도 안 되는 비좁은 방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는 곳,
쪽방촌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특히 매년 명절이 되면 찾아오는 가족도 없고,
특별한 음식도 없는 쪽방촌 어르신들께는
더욱 쓸쓸하고 외로운 날입니다.

이렇게 상대적 박탈감이 큰 이웃들에게
조금이라도 따뜻한 명절을 맞이할 수 있도록
영등포 쪽방촌을 찾았는데요.

명절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9월 10일,
쪽방촌 독거 어르신들에게 추석 음식을
만들어 전달해 드렸습니다.





영등포 쪽방촌에 위치한 무료급식소에서
이날 맛있는 음식 냄새가 솔솔 풍겨 나옵니다.
기아자동차 직원 봉사자와 따뜻한 하루 봉사자들이
3조로 나눠 명절 음식을 만듭니다.

전을 부치고, 나물류를 무치고, 불고기를 볶았습니다.
20~30대 젊은 에너지냐, 40~50대 중년의 노련함이냐...!!
마치 대결을 하듯 모든 봉사자들이 요리에
열정을 쏟아붓습니다.

노련하게 나물을 맛있게 무치는 중년의 봉사자부터
호박, 고추를 제법 잘 써는 젊은 남자직원과
전을 예쁘게 굽는 홍일점 여직원까지...
모두 정성껏 음식을 만듭니다.

드디어 각 조에서 만든 음식이 차근차근
완성돼 담기기 시작하고, 맛을 본 봉사자들은
본인들도 놀라면서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우와~정말 맛있네요. 맛도 최고! 비주얼도 최고!"

무엇보다 봉사자들은 쪽방촌 어르신분들이
좋아하실 걸 생각하니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오히려 따뜻해집니다.





저희가 봉사한다는 소식에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는데요.
바로 따뜻한 하루 다원(가명)이와 엄마입니다.
이곳 쪽방촌의 마스코트이자 희망인 다원이의
깜짝 방문에 봉사자들은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넵니다.

"네가 그 다원이구나. 너무 귀엽다. 다원아, 안녕!"

후원자분이 보내준 옷이 자기 옷인지 눈치를 챘던 것일까요.
저희를 향해서 너무도 반갑게 웃어주는 다원이.
다른 봉사자들도 사진으로만 보던 다원이를
가족처럼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드디어 모든 음식이 완성됐습니다.
푸짐한 추석 명절 음식을 포장한 봉사자들은
이번엔 독거 어르신들의 집을 방문합니다.

방문했던 어르신 중 한 할아버지는
몸도 제대로 누워 있기 힘든 한 평 남짓한
작은 방에서 혼자 살고 계셨습니다.

"명절 때마다 찾는 사람 하나 없이 혼자 외로이 보내는데,
그래도 이번 추석엔 이렇게 맛있는 명절 음식을
먹어 볼 수 있어서 정말 고마워요."

가을을 알리는 장맛비가 내리던 날,
이번 추석만큼은 외롭지 않다고 환하게 웃으시는
어르신들을 뵙습니다.

그렇게 봉사자들 모두도 행복했습니다.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과 웃음을 줄 수 있어
보람되고 기쁜 하루였습니다.

쪽방촌에도 추석이 찾아왔습니다.
여러분에게도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가 왔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함께 풍성하고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따뜻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