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란 문 ♥ 

 

 

내게는 

마음 놓고 드나드는 문이 있습니다 

 

겹겹이 쌓인 

건물 골목길을 헤매다가도 

 

힘들면 무작정 들어가  

쉴 수 있는 문입니다 

 

그 문 주변에는 

나를 몰래 지켜보는  

씨씨티브이도 없습니다 

 

그저 걷기가 힘에 버거울 때 

 

사람들과의 마주침에 

섭섭한 일이 생겼을 때 

 

삶의 뒤안길을 돌아보다  

이유 없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릴 때 

 

살아가다 외롭거나  

슬플 때나, 즐거울 때나 ,기쁠 때나

 

언제든지 아무 때나 

마음 놓고 편안하게 들어갈 수 있는 문입니다 

 

때론 

고달픈 하루 일과의 피곤함에 



맥없이 축 늘어지는 몸뚱이 이끌고 걷다가 

 

나뭇가지에 힘겹게 걸쳐

빼꼼히 얼굴 내민 달님 보고 



함께 들어가 쉬자고 손 내밀어 보는 

 

내게는 그런 문이 있습니다 

 

매일매일 

생김새와 모양은 다르지만 

하루 일과의 감사함을 전하다 

잠들지 못할 때도 

 

편안하게 들어가 

쉽게 쉽게 깊은 잠에 빠져들 수 있는 

그런 문이 있습니다 

 

당신이란 문은 

내게 그런 문이랍니다 

 

(2018/04/20 마음의글 김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