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들끓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한국의 이미지는 격변(激變)이다.
무수한 풍파와 질곡으로 얼룩진 고난의 역사로 인해
격변 속에 던져져 있지 않으면 오히려 조바심이 나는 사회가 한국이다.
조용한 날이 없었다.
변동의 진원과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을 만큼 한국사회는 숨가쁘게 요동쳐 왔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런 격변을 거치면서 그나마 조금씩 발전을 거듭해 왔다는 사실이다.
변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람들은 자주 비관론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난 역사를 돌이켜보면 비관론의 근거는 희박하다.
한국은 어쨌든 앞으로 나갔다.
비틀거리면서, 시끄럽게, 때로는 긴장하면서 한 발짝씩 앞으로 내디뎠다.
격동은 한국 사람들의 타고난 팔자처럼 보인다.

                          한국,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 / 서울대 송호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