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에 대하여

권태는,
특별히 젊은이들을 골라서 공격한답니다.
나이를 따지는 것은 아니지만
영원한 청소년으로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낭만주의는
권태를 스스로의 암호로 삼는답니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
무미건조하고 위험한 현기증과는 무관해지는데
시간의 그물코가 느슨해지는 그때,
일상의 호기심도 줄고 흥미도 줄어든답니다.

권태가 찾아올 시간도 없는 무관심이 가끔 두렵습니다.
적극적이고 모험심 강하고 흥미롭지는 않지만
타인에 대한 무관심만은
내게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는 오늘입니다.



- 최연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