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가면서부터 생각은 더 많아졌지만

어릴 때와 다르게 생각한 대로 움직이는 일은 점점 줄어들었다. 

몸을 움직이기 전에 생각들이 소용돌이쳐 민첩하게 움직일 수가 없다.

생각의 굴레에 갇혀 행동이 굼떠졌다.

앞뒤를 따지면서 결과를 예측하고 망설이기도 하면서,

점점 더 생각과 행동의 간격이 커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간격만큼 불만이 쌓여간다.

생각한 대로만 살고 행동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렇게 살기는 쉽지 않다.

생각이 잘못돼서가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고

나의 행동이 나만의 것이 아니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고도원의  <  아침편지  >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