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반찬이 그립다
파워댄스 2016.07.27 20:19:57
얼굴반찬이 그립다
어린 시절,
우리 집 밥상머리에는 분명 얼굴반찬이 있었다.
아버지 어머니와 형제자매는 물론이요,
가끔 막내 아들네를 방문한 할머니 반찬도 있었고
외식 같은 이모와 삼촌반찬도 있었다.
그때는 비록 푸성귀뿐인 소찬에 보리밥일지인정
얼굴반찬과 함께였기에 세상의 그 어떤 진수성찬 부럽지 않았다.
고기반찬에 전보다 훨씬 좋은 반찬으로 잘 차려진
지금의 내 밥상머리는 어떤가.
아무도 없다.
그저 마지못해 입안에 꾸역꾸역 사료처럼 밥을 퍼 넣고 있는
쓸쓸한 인간 하나가 앉아 있을 뿐이다.
얼굴반찬이 한없이 그리워지는
현대인의 밥상머리 풍경이다.
_ 장영숙의 <몸이 말을 건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