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 시 모음> 류경희의 '발렌타인데이' 외  

+ 발렌타인데이

작은 초콜릿 하나
손에 쥐고 행복한
떨리는 나의 마음

고백을 할까
내 고백 받아줄까
설레임으로 심장이 쿵쾅

사랑은 언제나
초콜릿처럼
달고 오묘한 맛 지금
내 가슴에 있는 사람처럼
(류경희·시인, 1964-)


+ 발렌타인데이

사람들은
오늘 초콜릿을
선물 받고 싶겠지만
나는 네 마음을
선물 받고 싶어

세상에서
이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니까
(윤보영·시인)


+ 발렌타인데이

그대가
내 안에 심어준 달콤한
초콜릿 사랑

그대 가슴속에 넣어드릴게요
나의 사랑 더하여서

달콤한 사랑으로
묶여진 우리 둘 사랑
심장 멈추는 그 날까지
달콤한 행복으로 가져갑시다
(송영주·시인)


+ 촛불로 고백하는 사랑 - -발렌타인데이에

말하지 못한 사랑 있다면
화려한 초콜릿보다
그대가 불꽃인
초 한 자루 건네보세요

남몰래 눈물 떨구던
사랑이었노라고
그대 힘들 때 눈물로 기도하고

어둠이 내리면
그대만을 위해 타는
촛불이고 싶다고

사랑으로 조금씩 키를 낮추어서
마침내 그대 가슴으로
스며들고 싶다고

오늘, 그대 사랑 말하고 싶다면
초콜릿보다 은은히 아름다운
초 한 자루 건네보세요
(최옥·시인)


+ 발렌타인데이

젊은 사랑아
숨겨둔 한 개의 사과를
나누어 먹고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
하늘의 구름이
너의 눈에 고인다
발렌타인데이
오늘의 기쁨을 축하하자
머리를 숙이고
달콤한 우리의 사랑을
고백하자  
젊은 사랑아
부둥켜안고
우리들의 사랑을
이야기하자.
(정민호·시인)


+ 영원히 기억되는 추억 -발렌타인데이

짧은 생애
영원히 기억되는 추억
간직하고 싶거든
간이역마다 멈춰서는 기차를 타자

객실 창 훔쳐보는 키 큰 나무 앞에서
지그시 눈을 감고
초콜릿 입에 물어 나누는
한 쌍 제비 같은 사랑을 하자

혹 그대
내 곁을 떠날지라도
진갈색 묻어 웃던 그 표정 떠올리면
고독한 삶, 행복하여 울적하지 않도록
(손희락·평론가 시인, 대구 출생)


+ 발렌타인데이

곱게 포장한 초콜릿에 얹어
수줍은 듯 전하는 나의 마음을

당신께선
모른 체하지 않으시겠지요.

수천 수만 송이
장미꽃으로도 다 전할 수 없는

당신 향한 나의 애끓는 사랑을
당신께선 알고 계시겠지요.

여자의 자존심을 꺾고
먼저 사랑의 고백을 한다는 게

조금 망설여지기도 하고
부끄러운 생각도 없지는 않지만

내가 당신을 진실로 사랑한다는 게
거울 속의 나를 보듯 분명한 지금

불끈 용기를 내어
솔직히 내 맘 털어놓습니다.

당신을 사랑해요
나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