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열면 가을이 보인다

떠나가는 시월에

창을 열면 가을이 보인다

네 안에 고여 있는

고독이 한순간 터져나와

마음에 홍수를 만든다

푸른 하늘 아래

사무치게 밀려드는 그리움 속에

유혹의 손길이 가득하다

잎새마다 흥건히 가을이 배어 있는

갈색 나무의 모든 실핏줄이 다 터졌나보다

온 세상을 갈색으로 물들여놓는다

왠지 고독이 가슴에 멍울져

창을 열면 가을이 보여

그리움이 몰려온다

생각을 추슬러 흩어져 있던

기억들을 불러모으면

네가 올 것만 같다

너와 함께 가을빛에 물들어

사랑을 태우고 싶다

-글/용혜원. 너를 만나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