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 년의 사랑 - 벗 부부의 행복을 빌며 / 정연복

하루하루는 꽤 긴데
한 달은 금방 지나간다

꽃 피고 지며
한 계절이 꿈같이 흐른다

바람같이 일년 또 일년이 가고
십 년 세월이 찰나다.

눈부신 깜장이었던 머리에
흰 서리 폴폴 내려

이제 우리의 사랑도
많이 낡아지고 말았네

우정에서 싹튼 저 옛날
너와 나의 작고 예뻤던 사랑.      

쏜살같은 세월에 사람 목숨
덧없는 것이겠지만  

지금껏 사십 년 동안
변함없는 사랑을 쌓아온  

우리 둘은 나란히
백살까지 건강하게 살아

다시 한번 딱 그만큼의
사랑 탑을 쌓아가자.

그리 높지는 못해도
오래오래 무너지지 않을

너와 나의 진실한
마음이 담겨 자랑스러울

자그마치 팔십 년 연륜의  
탑 하나를 이루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