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7

--그리움--

지금은 한으로 남아

홀로 서성이는 너를

아빠의 가슴에

서럽게 누인다.

어느 땐들

도려낸 살점 패인 자국이

아프게 시리지 않은 적 있으랴만

유난히 아픈 날이 있다.

쓰리게 깎아 내리는 날이 있다.

엊그제

아랫놈 졸업식에서

허전했고

위의 놈 말 안 들을 때

아쉬웠고

부부싸움 끝에

괜히 서러웠다.

시샘 많아 꼭 쥔 두 손

차마 펴 보내지 못하고

서러움으로 앙금 된 너를

영락공원 유택동산에서

명절 끝에 다시 만났다.

부둥켜안고 등을 치고 싶었지만

듣고만 있을 너에게

아빤, 엄만, 동생들은

너를 잊지 않고 사랑한다고

말로만 되뇌었다.

어눌하게 돌아가며 힘들게 반복했다.

아빤 지금

밤 깊은 포장마차에서

차가운 소주 한 잔과

매운 닭발 한 접시로

가슴에 안긴 너에게

몇 번이고 건배를 한다.

아들아 건강해라.

부디 건강해라.

---시작노트---

부모는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고 합니다.

자식놈 빈자리가 내내 허전하여

명절 끝에 다녀왔지만

몹시 아픈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