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글/해화 최효열

꽃은 어디에 피어나도 꽃이다

태어난 곳도 환경도 탓하지 않는, 꽃으로 살다 간다

거름더미 위에 핀 나팔꽃도

바람을 사랑하는 함백산 하늘나리도

여린 달빛에 울먹이던 달맞이꽃도

포도의 틈을 헤집고 피어난 하얀 민들레 꽃도

꽃으로 살고자 하는 일념 하나로 꽃이 되었다

잊을 수 없는, 눈동자에서 빛나던 맑은 영혼

그리고 붉은 눈물

지금도 내 사랑의 기억은 꽃이다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난다

하지만 너는 너무도 멀리 있다

너무도 멀리 있는, 그래서 만날 수 없을지라도

나는 너에게로 가 꽃이 된다

하룻밤을 헤매다 새벽에 돌아가는 별처럼

비록 내 하루의 끝은 허전할지라도

향기와 미소를 남기고 지는 꽃이 되고 싶다

그리하여 진정

우리가 그리워한다면 저승에서라도 꽃으로 만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