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지애(不可知愛)

                       이양우

나의 족속(族屬) 같은 별 하나

나의 연인 같은 별 둘

나의 후예 같은 별 셋

그리고 또 수많은 별들의 심원(深遠)한 공념(空念)에 갇혀

지극히 서러운 마음 하나 가슴에 담고

가냘픈 족속들의 묵비(黙秘)에 연민을 노래한다

아직도 절제하지 못하여 눈물 짖는 캄캄한 오밤중의 빗소리

그 숨결이 지나간 고통처럼 고독함이여

한 시인의 비통한 가슴앓이를 시공위에 새겨야 할 것인가

수많은 나이테를 감고 감아도 무소유로 나락에 엉켜버릴

나의 현실은 그나마 별 하나, 별 둘, 별 셋을 헤이며

먼먼 족속을 찾아 희망인 듯 꿈결여행을 하고 있다

그리움이여! 명멸하는 내 영혼의 함수여!

때가 되면 익히 피어오르리라

그러므로 희열을 품고 살자 더듬더듬 또 더듬더듬

오늘 내 현몽(現夢)에 아지 못할 수수께끼

현금(現金)에 얽매어 나락으로 파멸한 존재들의 안타까운 울음들을 읽으며

그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이기심의 존재를 느낄 수 있듯이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의 애처로운 비애도 사무치도록 목마른 아픔이거늘

그들은 왜 소유하려고 할까 동경의 눈을 들어 바라보는데

아, 그것은 삶의 허기 때문이다

거룩하지 못한 손으로 빚은 사악한 비웃음이 지나갔다

이윽고 평온의 미소가 꿈을 깨이게 한다

모든 허물을 부(富)의 현실로 씻지 못함이라

의지여! 이제는 지워버리라

몹쓸 허무의 욕망 하나 꺾어 부러트려라

누구나 종지부를 찍는 날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 가

나의 족속(族屬) 같은 별 하나

나의 연인 같은 별 둘

나의 후예 같은 별 셋

수수만년 헤아려도 헤이지 못할 그리움들

끝없는 벌판에 세워둔 이정표처럼

막막한 세상을 살다가 가고야 말 이승

아아, 그대 무용지물의 속성(屬性) 아닌 가

먼먼 사향(思鄕) 너머 또 하나의 사향(思鄕), 이제는 그쪽으로 편입하리라

나 언젠가는 멍멍한 잠속으로 헤엄쳐 또 다른 세계로 회항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