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 딸들아

김영철

사노라면

아스팔트 탄탄대로만 걸을 수 없는 거지

그렇다고 거친 자갈길, 가시밭길만 있는 게 아닐 테니

쉽게 자만하지도, 쉽게 좌절하지도 말게나

때로는 절망이 등 뒤를 떠밀며

거짓이 가면을 하고 악수를 강요하여도

약해져 손 내밀거나 흔들리지 말며

이유 없이 사랑이 멀어지더라도

속절없이 사람이 떠나가더라도

눈물은 가슴 속에 묻는 것

너무 아파하고 너무 서러워하지 말게나

세월은 바람을 타고 석양을 따라서

산봉우리 운무 속으로 슬그머니 사라지는 것

붙잡으려 애쓰지 말고 거스르지도 말며

먼 길 떠날 땐 여러 번 물어물어 떠나고

마음을 정했으면 뒤돌아봄 없이

불꽃처럼 타오르다 별빛으로 남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