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창 밖으로 비가 내립니다   詩 이재현





5월의 창 밖으로 비가 내립니다



몹시도 당신이 그리운 날

장미꽃 한 송이 사서 들고

추억의 무심천변 가로수 길을

우산 없이 홀로 걸어가면 빗방울마다

영롱한 추억들이 아로새겨져 당긴

음표가 있는 오선지 선상으로 키를 잽니다



봄날 나무는 왜 잎이 돋기 전에

꽃부터 피우냐고 묻던 당신

그 눈빛을 생각하며 걸어가면 당신은

빗줄기 되어 내게 다가와

가슴 열고 풀꽃처럼 반짝거립니다



그런 당신의 차갑도록 흰 손에

꽃 한 송이 들려주고

돌아서면 길 잃은 영혼처럼

바람이 불고 빛바랜 목조건물 이층 찻집

당신의 빈 자리로 아픈 추억의 꽃 한 송이 놓아두면

창가에 스치는 실루엣 하나



오늘 시린 가슴 깊은 곳으로

5월의 비는 또 그렇게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