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이 흐른 뒤에...



그래요..

다시 십년이 흐른 뒤에...

내 마음이 화석이 되어
더이상 움직여지지 않을때

마음속을 가만히 들여다 보다가
이제 때가 되었다 했을 때...

그때는
머리에 흰눈이 소록소록 내려 있겠지요.

그때는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겠지요..

그때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불혹의 나이를 훨씬 지나
바닦에 단단히 뿌리를 박고 서 있는 나무들처럼
제자리에 서서 바라보겠지요..

그때는
제가 당신 얼굴을 못 알아 보게 될지도 몰라요..

그때는
제 곁에 아무도 없을지도 몰라요..

그때는
당신 곁에서 당신을 지켜줄 또 다른 누군가가 있겠지요..

그때는
당신을 보더라도 멀리에서 잠시 지켜 보다가 갈께요..

혹시라도 멀리 지나가는 저를 먼저 보고 달려오시게 된다면..

그때는
당신이 제게 손을 내밀어 주세요..

아니..


그때는
안보이는 제 눈을 대신 할 제 지팡이를 잡아 주세요..

당신이 제게 손을 내밀었을 때,
행여, 제가 그 손을 놓치게 되더라도 아파하지 말아주세요..


제가 다른 길에서 헤메더라도
당신을 위해 한손엔 어둠 속의 길을 밝혀 줄 등불을 들고 있을께요..

나중에 나와 부딪치지 않도록
멀리 돌아서 가시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