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미국에 사는 한국인 아버지가 심각한 가정 불화로, 두 아이와 함께 차량에 불을 질러 자살하려다, 본인은 어떻게보면 비겁하게 차에서 튀어나와 화상을 입은 정도에 끝나고,
아들과 딸은 그만 목숨을 잃는 어처구니없는 비극적인 사건이 보도되었다.
가정불화의 발단은 아버지의 심각한 도박 중독 때문이었다.

최근들어 이처럼 충격적인 사건들이 급증하는것을 볼수 있다. 잠시 아버지의 의미와 역할을 생각해보고 싶은 심정이 든다.

아기일때는 아버지를 아기들이 부르기쉽게 한국은 아빠, 서양에서는 파파, 이스라엘에서는 ‘아브’ , 아람어로는 ‘아바’라고 말한다. 말하기 쉽고, 친근감있게 느껴지는 표현들이다.

점점 커 가면서 아빠를 아버지 라고 부르는데, 영어로는 father라고 하며, 그리스어 ‘파테르’에서 유래한 말이다. ‘파테르’에서 모범이라는 뜻을 갖고있는 ‘pattern'라는 말이 나온것을 보면, 가정에서 아버지는 가장답게 , 본이 되어야 함을 알수있다.

아버지라는 단어는 좀 더 광범하게도 사용되고 있는데, 하늘에 계신 하느님도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고, 어떤 분야에서 권위있는 자나, 창시자나, 스승님, 선구자, 조직내의 우두머리를 , 또는 종교계에서 존경받는 어른같은 분들도 아버지라는 용어로서 존경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음악의 아버지는 ‘바흐’, 교향곡의 아버지는 ‘ 하이든’ 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가정내에서 아버지들의 모습을 보면, 여러 가지인데, 까다로운 아버지, 술주정하고 때리는 무서운 아버지, 차별하고 공정하지 않은 아버지, 여자 관계가 복잡한 아버지, 도박에 탐닉하는 아버지, 또 어떤 아버지는 마치 자녀를 자신의 평생 소유물로 생각하고, 종처럼 부리고, 학대하고, 욕설까지 서슴치않으며 모욕적으로 대하는 비정상적인 , 너무 너무 잘못된 아버지들도 종종 볼수있다.

다툼이 많은 집안에서는 화초도 시들어서 말라 죽어버리며, 물의 분자 모양도 정상적인 육각형의 모양에서 이그러진 미운 모양이 되고 만다는 학자들의 발표가 있었다.
평화롭고 아늑한 분위기가 조성되면, 소들도 젖이 많이 나오며, 닭들도 크고 좋은 알들을 많이 낳는다는것이다. 하물며 사람의 경우야 더욱 그러할것이다.
실로 비정한 아버지가 있는 집안에서 함께하는 아내와 자녀들은 , 고통과 슬픔과 외로움과 좌절을 경험하며, 그로인해 반감을 갖게되고, 그것이 발전되면, 적개심까지 갖게되어, 결국 가정은 붕괴되고 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자상한 아버지, 위엄이 있지만 그러면서도 소탈하고 겸손한 아버지, 양심적이며 정직한 아버지, 말보다 행동으로 본을 보이는 존경받는 아버지들도 많이 볼수잇다.
심지어 아버지일지라도 아버지가 잘못했을 경우 , 자녀에게 겸손히 사과하고 용서를 비는 아버지도 주위에서 볼수 있다.

시인 박두진씨의 ‘아버지’라는 시에 보면 “ 철쭉꽃이 화안하게 피면, 아버지가 생각난다.
둥근달이 솟아 오르면 아버지가 그립다.“ 는 정다운 표현 이 나온다. 그 시인의 부친은 정말 인자한 아버지인듯 싶다.

우리 시조에도 “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시나니” 라는 따뜻함을 주는 정겨운 구절이 생각난다.

성서에 보면, 여호와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을 ‘ 나의 벗’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셨다.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초라한 한 남자를 그처럼 친근감있는 말을 쓰신것을 보면. 하느님의 성품이 따스하다는것을 생각케 한다.

아버지들도 자녀를 소유물이나 종처럼 여기는 독선적인 사고방식이 아니라, 자식을 하나의 인격체로서 , 친한 벗처럼 간주하여 존중해주고, 어쩌면 창조주께서 한동안만 부탁하여 맡겨주신, 귀한 생명으로 간주하여, 돌봐주고, 보호하고, 양육해야할 값진 보물같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닌듯싶다.

미국의 탁월한 흑인여성 방송인 ‘ 오프라 윈프리’의 성공 비결은 겸손과 친절과 솔직함과 그리고 그의 박식한 지식 때문인데, 그것은 아버지의 훌륭한 지도 덕분이었다. 그의 부친은 ‘오프라’가 어려서부터 1주일에 적어도 1권의 책을 읽도록 강조하였기 때문에 독서의 중요성을 깨닫고,
많은 지식과 상식과 지혜를 배웠기때문에 , 그의 말솜씨는 재치와 기지와 한마디로 ‘촌철살인’ 그 자체인것이다.

고려의 충신 최영 장군이 평소 ‘ 황금을 돌같이 여기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데 그것은 그의 부친께서 어려서부터 최영의 마음에 새겨주고, 심어주신 교훈인것이었다.

43대 골든벨을 울려 신문에 보도된 여고생 ‘지관순’양은 집안이 무척 가난하였지만 뛰어난 지식을 평소에 갖추었던 숨은 실력자이었다. 그러나 그의 부친은 딸이 골든벨을 울렸다는 소식을 듣고, 말하기를 ‘ 그 아이가 사람되는 일보다, 공부에 더 관심을 기울일것같아 염려스럽다.’고 하였는데, 심성 교육에 더 신경을 쓰는 모범적인 아버지가 아닐수없다.

어른도 잘못이 많은데, 경험없는 자녀들이 당연히 실수와 허물이 많을수밖에 없는 어린이들을 , 암닭이 새끼를 모으듯 사랑스럽게, 돌봐주고, 이해해주고, 용서하고, 좋은점들을 찾아 칭찬해주고, 실패할때에도 격려해주고, 숨어있는 소질과 재능을 찾아 길러주고, 양육할 책임이 부모, 특히 아버지에게 있는것이다.

물론 잠언에 보면‘ 아이의 마음에는 미련한것이 얽혀있음으로 ,징계하는 채찍이 그것을 고쳐준다.’는 성구를 보게된다. 우리말인 ‘어린이’도 어리석다는 말에서 유래한것이다.
속담에도 ‘ 미운 자식 떡주지만, 귀여운 자식은 매 하나 더 준다.’는 말을보게된다.
나무의 보기싫은 가지를 쳐줌으로 나무가 곱게 자라듯이, 자녀의 심각한 문제는 가지 치듯이 징계하여 잘라줄 필요가 있다. 그것이 깊은 사랑이기 때문이다.
징계라는 영어단어는 discipline인데 , 거기에서 제자라는 'disciple'이 나온것을 보면, 징계가 사람 만들어줌을 알수있다.

어느 소년이 범죄를하여, 소년 교도소에 수감되었는데, 그 소년이 이런 말을 한것은 의미심장하다. ‘ 왜 부모는 내가 밤 늦게 들어오고, 잘못된 길을 분명히 가고 있었는데도, 나를 징계하지 않앗는지 , 부모가 원망스럽다.’고 말을 한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의의 길을 가도록 책망하고, 필요시에는 사랑의 동기로 엄히 꾸짖을 필요가 있는것이다.

독수리는 새끼들이 잘 날수있도록 둥지에서 밀어내어 과감히 훈련시키는데, 미처 잘 못나르기라도 하면, 밑으로 신속히 내려가 날개를펴서 등으로 업어 보호해주는, 자상함을 보이며, 그런가하면 새끼가 스스로 사냥하여 먹고 자립하여 살수있도록 , 사냥하는 기술도 가르쳐준다.

성서에 보면 “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않는 아버지는 악한 사람‘으로 언급하고 있는것은 가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해보게 한다.
영적으로, 신체적으로, 물질적으로, 감정적으로 돌보는 아버지 , 아버지의 위치는 존경받는 지위이지만, 거기에는 책임과 도전이 따름을 통감하게 된다.

가족을 위해 소위 ‘기러기 아빠’가 되는 분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각자 결정할 일이긴하나, 개인적인 저의 견해로는 현명한 방법이 아닌듯 싶어, 몇가지 위험한 문제들이 있음을 지적해보고 싶다. 우선 뉴스에서 종종 듣게 되듯이, 다 그런것은 아닐지라도, 따로 살면서 외롭기 때문에 남편은 남편대로 , 아내는 아내대로 탈선할 위험성이 다분히 있다. 함께 한곳에서 살면서도 빗나가는 부부들을 많이 볼수 있지 않는가! 그리고 외국에서 공부하는 자녀들도 그곳의 문제있는 애들과 어울려서, 마약을 먹거나, 술을 마시며, 도박을 하거나 , 어린 나이에 이성과 교제하면서 속을 썩이는 자녀들도 제법 있다는 보도를 듣는다.

가족이라는 영어 family는 친구 또는 친밀한이라는 'familiar'와 거의 같은 단어이다.
그만큼 가족 관계는 친구와같고, 친밀한 관계로서 가정은 그야말로 이 삭막한 사회에서 ‘오아시스’와 같은 매력적이며 아름다운 곳이 아닐수 없는것이다.

자녀 부양을 위하여 성실히 직업에 전념하고, 자녀에게 정직함과 책임감과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쳐주고, 자녀를 벗처럼 여겨, 함께 산책하고, 등산도 다니며, 박물관이나 전람회, 또는 식물원등에 가서 종종 관람하여, 사물에 눈을 뜨게 도와주고, 좋은 친구들을 사귀도록 보살펴주고, 아주 어려서부터 유익한 책들에 접하도록 마련하여, 지식에 눈을 뜨도록 지도하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특성인 겸손과 사랑이 몸에 배도록 본을 보여주며, 가르쳐야 한다.

거짓말 잘하고, 교만하며, 바람피는 이기적인 아버지로부터 자녀들이 무엇을 배우겠는가!
겸손과 사랑과 정직한 양심과 부지런함에 있어서 아버지라는 ‘파테르’에서 나온 ‘패턴’ 즉 모범을 아버지가 솔선하여 보여주고 어린 자녀의 마음판에 어려서부터 심어주고 새겨준다면, ‘세 살 버릇 , 여든 간다’고 그 자녀는 역시 모범적인 사람으로 의미있고 가치있는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게 될것입니다. 아버지 역시 그러한 자녀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수십년간 자식 농사 지으면서 피와 땀과 눈물도 많이 흘리면서 힘들긴 했지만 , 자녀 교육과 양육에 성공한 아버지로서의 자긍심과 만족감을 느끼면서 내적인 보람과 행복과 기쁨을 매력적인 열매로서 풍성히 받게 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