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유년시절의 일기장은 무척 거친면의 종이로 되어 있었다.
요즘에 광택나는 얇은 종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칠고 갈색에
가까웠던 기억이 난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베어있는 그 일기장
속에는 크레파스로 그려진 사람들과 예쁜 그림들이 온갖 추억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어린 아이들의 그림을 그리는 형식은 예나 지금이나 바뀌질 않아서, 동그랗고
커다란 얼굴의 친근한 사람들이나의 그림일기에도 등장한다. 그 시절 모델을 해주었던
사람들은 이제 어느덧 성년을 넘어 아저씨, 아주머니로 변해지만, 그림일기 속에는
아직도 땀을 흘리며 처음 취했던 포즈 그대로 담겨 있다.

나의 보물 1호. 그림일기.
동심은 서서히 잊혀져 가지만,
그 습관적인 긁적거림은 아직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