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오줌 멀리 보내나
금 그어 놓고 내기하던 못둑
여름 방학에 못둑 밑 아이는 빠져 죽고
다시는 못둑에서 헤엄을 못쳤다

삼백당 여자 아이가
과자를 조금씩 나눠주면
겉잡을 수 없는 흔들림에
후들거리는 걸음을 걷고
한번도 좋아한다는 말 못하고
그렇게 동네를 지나고

돌맹이로 도랑을 사이에 두고
돌팔메 싸움을 하고
머리가 깨지면 넘어져서 터쳤다고
그래도 그렇게 한 해씩 지나갔다

공부 잘 하는 놈
도회지로 전학가고
어찌하다 이사간 동무

연락이 없고
아이들은 조금씩 불안해 하는데
플라터너스 잎은 더 커지고

농사일 하다가 읍내에 장보려 가신
아버지는 이틀씩 걸리고
애ㄲㅜㅊ은 부지갱이,
불쑤시개로 태워버린 어머니
아이가 크면 그 다음 아이 자라고
시름은 늘어나고 늘어나는 시름 앞에 동은 트고
암탉이 마굿간에 낳은 달걀
아침 학교 등교길에 몰래 한 개 건네고

마당가 빈독에 장마비 내리고
어머니 주름 포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