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을 거는 말과 생각을 부르는 말

많은 부모가 행동 범위를 정하는 일을 무조건 명령을 하고, 엄하고 화난 목소리로 호통을 치는 것쯤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아이에게 무언가 말할 때마다 아이에게 행동 범위를 정해 주는 것이고, 목소리가 커질수록 그 경계는 더 분명해진다고 생각한다. 명령을 함으로써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그들은 아이에게 싸움을 거는 동시에 큰 상처를 입히고 있는 것이다.

반면 사랑과 원칙이 있는 부모는 아이와 대화하는 방식이 다르다. 이들은 언제나 질문을 한다. 이들은 언제나 선택권을 준다. 이들은 이런저런 명령을 하지 않고, 아이에게 결정의 책임을 지운다. 또 아이가 자람에 따라 어디까지 제한할지 직접 말로 표현하지 않고, 선택권을 줌으로써 아이 스스로 깨닫게 한다.

사랑과 원칙이 있는 부모는 툭하면 명령하는 부모만큼이나 존경과 순종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들은 아이에게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 툭하면 명령하는 부모는 ‘싸움을 거는 말’을 하지만, 이들은 ‘생각을 부르는 말’을 사용한다.

질문 형식의 생각을 부르는 말은 생각하고 결정을 내릴 책임을 아이에게 지운다.
이것은 부모가 바라는 대로 아이가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것도 아주 깊이!
아이는 남에게 듣는 말보다는 자기 목소리를 통해 더 잘 배운다. 부모가 시키는 대로 아이가 순종하더라도, 그저 부모의 명령 때문이라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는 자기 머릿속에서 흘러나오는 음성을 믿는다. 아이가 어떤 일을 선택할 때 스스로 생각하고 내린 결정에서 얻는 교훈은 뇌리에 박히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릴 때부터 아이에게 언제나 생각을 부르는 말로 물어야 한다. “외투를 입고 갈래, 들고 갈래?” “부츠를 여기서 신을래, 차에서 신을래?” “텔레비전 앞에서 조용히 놀래, 아니면 네 방에 가서 편하게 놀래?”
“당장 외투 안 입어!” “엄마가 부츠 신으라고 했지! 밖에 눈 오잖아.” “아빠 축구 경기 좀 보게 조용히 못 하니!” 사랑과 원칙이 있는 부모는 이처럼 싸움을 거는 말을 쓰지 않는다.

생각을 부르는 말과 싸움을 거는 말의 차이는 미묘할 수 있다. 결국 두 말이 전달하는 의미는 똑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는 대개 그 두 말에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인다. 아이는 명령에 맞서 싸운다. 명령 안에 협박이 들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무언가 하라고 하면 아이는 그 말을 상황을 통제하기 위한 시도로 받아들인다. 언제든 부모가 통제권을 더 뺏어 가면 아이는 그만큼 통제권을 잃게 된다는 뜻이다. 아이는 그런 상황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위 글은 북라인에서 출간한 <<아이는 책임감을 어떻게 배우나>> 내용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아이는 책임감을 어떻게 배우나 <포스터 클라인>,<짐 페이> 공저/<김현수> 역

북라인, 2010년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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