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0년대 유머 1번지 등 코미디 프로그램을 주름잡으며 인기를 끌었던 개그맨 김학래·임미숙
부부.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자연스레 정이 쌓여 아홉 살이라는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제는
그들을 개그맨이 아닌 사업가 부부로 불러야 할 듯하다. 차이니즈 레스토랑, 일명 중국집으로 하루 매출 500만~600만원을 올리며 대박을
터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연매출로 환산하면 18억~21억원으로 웬만한 중소기업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특히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외식업체의 폐업 소식이 들려오는 요즘,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노하우가 있어 보인다.

 
부부가 차이니즈 레스토랑 린찐을 개업한 것은 2003년 12월. 귀에 쏙 들어오는 린찐이라는 상호는 부부의 성인 임과
김의 중국식 발음으로 임미숙(41)씨의 아이디어다. 사실 부부의 창업 경력은 올해로 11년째. 95년 일산 피자집을 시작으로 라이브 카페
루브르를 거쳐 차이니즈 레스토랑에 도전하기까지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대박 행진을 이어왔다. 세 번째 창업 도전에서 업종을 중국집으로 선회한
이유에 대해 김학래(50)씨는 5000원짜리 자장면부터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상어요리까지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면서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좋아해 유행을 타지 않고 맛만 좋다면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종 선택 후 부부는 상권 분석에 들어갔다. 두 번이나
창업을 해본 베테랑답게 서울을 동서남북으로 구분해 입지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목이 절반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업종 선택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입지. 부부가 함께 직접 발로 뛰며 상권을 분석한 결과 강남지역은 점포비를 제외한 시설 투자비만 10억원이 넘는 데다 업종 사이클이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또 신촌·명동·대학로 등 강북의 명문 상권은 외식업체가 포화상태라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치열했다. 결국 낙점된 곳은 강동지역에
해당하는 둔촌동 올림픽공원 부근. 인구가 10만 명이 넘는 데 비해 상권 조성이 미흡했다. 마침 후문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주상복합 건물이
상가를 분양 중에 있었다. 1층 상가를 12억원에 분양받아 린찐을 오픈했다. 선택한 입지는 이 지역에서는 특A급. 올림픽 아파트를 비롯해
40~60평 대형 아파트가 1만 가구 넘게 포진해 있고 분양받은 상가 뒤편으로는 100평이 넘는 고급 빌라도 즐비해 구매력이 큰 고정 인구층이
많다.
 
분위기는 고급, 가격은 중저가

또 저녁 무렵이나 주말이면 올림픽공원으로 놀러오는 유동 인구층도 두텁게 형성되어 있다. 여기에 지하철 5호선 둔촌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역세권이고 잠실역이나 성내역도 비교적 근거리에 있다. 역 주변으로 중소기업들이 포진한 오피스 거리도 조성되어 있다.
린찐은 실평수 75평에 홀 60평, 주방 15평으로 좌석수가 110개다. 룸을 6개 만들어 가족 또는 단체 손님을 맞을 수 있도록 했다.
고객층은 20~60대로 다양하지만 주요 고객층은 30~40대가 60%를 차지한다. 점심은 샐러리맨들이나 30~40대 주부들, 저녁이나 주말은
가족이나 단체 손님들이 차지한다. 이는 아파트와 오피스가 적절히 혼합된 입지를 선택함으로써 고객 회전율을 높였기 때문이다. 상가 분양비는
루브르를 매매한 자금 10억원과 능곡에 있던 건물을 팔아 전세금을 반환하고 남은 돈 2억원을 합쳐 마련했다. 점포비를 제외한 시설 투자비용은
6억원. 시설 투자비용은 점포를 담보로 대출받아 마련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점포 마련 비용의 노하우다. 부부는 세 번의
창업 모두 부동산을 매입한 뒤 이를 담보로 시설 투자비용을 마련했다. 첫 창업인 피자집을 오픈했을 때도 살고 있던 아파트를 담보로 잡히고
부동산을 매입해 점포 비용을 마련했다. 김씨는 임대료는 공중으로 날아가는 돈이다. 지금이 저금리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매달 갚아나가는 부동산
대출 원리금과 임대료 비용을 비교해 보면 약간 무리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출을 적절히 활용해 점포를 매입하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총
투자비용 18억원으로 부부가 올리는 월 매출은 1억5000만~1억8000만원. 재료비 30%, 인건비(22인) 40%, 공과금 8~10% 등
유지비용을 제외한 순수 마진율은 20~22% 수준이다. 월 순수입은 3000만~3960만원이다. 매출은 오픈 첫 달의 8000만원에서 약 두 배
수준으로 올라섰다. 순수 마진율은 28%에서 오히려 6~8% 줄었다. 이는 가격대를 세분화해 마진이 작더라도 많이 팔아 전체 수익을 높이는
박리다매 전략과 관련이 깊다. 134개의 메뉴를 가격대별로 나눠 가장 인기 있는 굴짬봉과 중국식 냉면 등 면류 6000~7000원, 단품요리
1만~4만원, 런치 코스 2만원, 가족 코스 3만원, 10만~15만원 선의 풀 코스 등으로 다양화해 고객의 선택폭을 넓혔다. 임씨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다고 해도 매일 요리를 먹지는 않는다.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메뉴는 아무래도 자장면·짬봉 등 면류나 큰 돈을 낸다는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실속 요리 코스라고 중저가를 공략한 박리다매 전략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다른 성공 요인으로 음식점으로서는 당연한 음식맛도 빼놓을
수 없다. 린찐의 음식맛은 전체적으로 고소하면서 담백하다. 즉 웰빙 시대의 트렌드에 적합한 맛이다.
 
color=#009999>맛있는 집은 영원하다
한 예로 지난 6월부터 새롭게 선보인
인절미탕수육은 인절미 속에 든 등심 돼지고기가 쫀득하면서 씹히는 맛이 일품이고 소스 또한 담백해 웰빙 식단으로 손님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부부가 주방장과 함께 머리를 맞댄 합작품. 여기에는 두 번의 창업 경험을 통해 연예인 인기발(?)은 잠깐이지만 맛있는 집은 영원하다는 부부
나름의 철학이 담겨 있다. 좋은 재료에서 제대로 된 맛이 나온다는 철칙에 따라 재료는 최상급을 고집하고 냉장 및 냉동 보관기간도 최대 2일
이하로 제한해 신선도 유지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 또 최상의 질을 유지하려면 공급처 확보도 중요하다. 육류는 관광청에 납부하는 제품을 쓰고
있으며 농수산물은 가락동이나 노량진을 이용한다. 창업 초보자의 경우 주방장을 통해 추천받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김씨는 조언하고 있다. 주방장의
경우 보통 10여 년 이상의 경력을 바탕으로 좋은 재료의 공급처를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십 년 경력의 린찐 주방장은 화교협회
회장의 추천으로 인연이 됐다. 맛과 더불어 호텔급 분위기와 서비스도 성공 창업에 한몫하고 있다. 요즘의 트렌드는 자장면 한 그릇을 먹더라도
분위기 있게~라고 말하는 김씨는 실내를 원목과 대리석을 적절히 혼합해 이탈리아풍으로 처리했다. 직원들 역시 호텔처럼 제복을 입고 서비스하도록
했다. 한마디로 가격은 다운사이징, 분위기와 서비스는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이직률이 높은 외식업의 경우에는 인력 관리도 중요하다. 직원들에게 연
400%의 상여금은 물론 월 매출이 경신될 때마다 단 10만원이라도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사기 진작 역시 게을리하지 않는다. 탄탄한 인력
관리가 바탕이 될 때 최상의 서비스가 나오고 이는 곧 고객 만족을 통한 매출 상승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세 번의 창업을 거쳐
가업으로 물려줄 만한 업종을 찾았다고 말하는 김학래·임미숙씨 부부. 1년7개월 만에 린찐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부부는 앞으로 5년 내에
5층짜리 건물을 지어 라이브와 이벤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차이니즈 레스토랑을 만들 꿈에 부풀어 있다.
 

김학래가 말하는 창업 3계명
트렌드에 맞는
제철·기획 메뉴 개발

계절·유행의 흐름에 맞춰 제철 요리나 기획 요리를 준비하면 새로움을 주면서 동시에 매출 신장 효과도 있다. 또 곁들여 내는 반찬이나 후식 메뉴에 변화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고객 클레임에는 신속한 리콜 서비스

고객의 클레임에는 손님은 항상 옳다는 생각으로 신속히 대처해야 한다. 주문한 요리를 바꿔주거나
필요하다면 환불해주는 리콜 서비스는 음식점에 대한 신뢰도를 향상시켜 잠재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된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

중국집의 경우 화려한 그릇보다 장식이 배제된 젠스타일이 음식을 돋보이게 한다. 이때 그릇의 재질은
도자기인 것이 보기에도 좋고 맛도 더욱 좋다.
 
임미숙이 말하는 창업
3계명
고객의 얼굴을 꼭 기억하자

손님의 이름과 시킨 음식 등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다시 찾아온 손님을 정확히 기억해 두고 맞춤
서비스를 펼치면 고객 감동으로 이어진다.

음식 인심은 후하게 퍼줘라.

고객에게 음식 인심이 후하면 더욱 많은 고객을 데리고 오므로 결국 더 많이 팔게 된다.

손님이 원하는 것보다 한발 앞선 서비스

컵에 물이 떨어진 것 같으면 부르기 전에 미리 갖다주는 등 손님을 세심히 관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