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지데이의 글을 읽다보면 문득 떠오르는 단어는 "복수심"입니다.

"남편이 친정을 가기 싫어해요" 하면 "그러면 너도 시댁 가지 마라"

"남편이 집안일을 잘 안해요." "그러면 너도 하지 마라" 식입니다.

인생을 함께 할만큼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남편이 무슨 행동만 하면 반격하고 복수하고 응분의 댓가를 치루게 하겠다는 결전의 태세는 뭔가요?

물론 내 입장에서 변명 꺼리는 있습니다.

"네가 이렇게 했기 때문에 나도 이러는 거지, 나도 이런 것을 원한 것 아니었다. 판도라의 상자는 네가 연 것이다."

하지만 이건 길 가다가 생전 처음 보던 사람과 시비 붙었을 때나 할만한 행동 아닌가요?

상대는 그렇다 칩시다, 그럼 나는 상대에게 사랑으로 대해주고 있나요?

그리고 어쩌면 상대 입장에서도 "네가 이렇게 해주면 나도 이렇게 할텐데"하며 불평을 쌓아두고 살고 있지 않을까요?

이건 마치 매일 전쟁을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태도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기들이 스스로 전쟁터를 만들어 놓고, 얼굴도 모르고 내 인생에 관심도 없는 이지데이 친구들에게 하소연을 합니다.

그들이 해줄 수 있는 답변은 너무나 간단합니다. 헤어져라~ 이혼해라~

그 분들 말대로 다 이혼하고 헤어져야 한다면 이 세상에 1년 이상 가는 커플은 아마 없을 겁니다.

여기에는 상대를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고 내가 먼저 품어 주는 최소한의 "노력"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는 듯이 내팽겨 져 칩니다.

내가 상대를 웬수로 보면, 상대도 반드시 나를 웬수로 봅니다. 내가 남편의 사랑이 식었음을 느끼듯이 남편도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음을 느낄 겁니다.

(나는 여전히 사랑한다고 말로는 하겠지만 언제든 곧바로 복수할 생각을 하는 것도 계속 사랑이라고 고집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누구나 자신의 옳음을 믿고 살아갑니다. 심지어 자신만의 옳음을 세상의 보편적인 상식이라고 느끼죠. 그래서 이지데이에 올리는 글의 대부분은 "결국 내 말이 옳지? (나의 상대는 틀렸지?)" 에 대한 확인 요청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상대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런 상대에게 내가 계속 불평 불만만 토로하는 것으로 상대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수십 년동안 입만 열면 남편에 대해 불평/불만만 하는 수많은 아줌마들이 그 세월동안 손가락 하나만큼이라도 남편의 변화를 이끌어 낸 거 보셨나요?

이런 행동은 악화만 될 뿐입니다. 단지 묻어만 둘 뿐입니다.

잠깐 속이 후련한데 그거라도 해야 된다고요? 가만 생각해 보세요. 입 밖에 낸 불평/불만은 제3자에게 털어놓을 수록 확실해지고 객관화 될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그 이후 더 그것이 실체화되어 나에게 암덩어리처럼 들러 붙게 되는 것이죠.

그런 마음을 품고 남편을 대하는데 남편도 행복하겠습니까? 설마 남편이 그 속을 모른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정말 상대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은 "격려, 칭찬"입니다. 상대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려고 노력하고 그 장점을 칭찬하면서 그 사람의 잠재력을 이끌어낼 때 비로소 대화도 잘 통하고 변화도 만들어지게 됩니다.

단 한번뿐인 인생에서 상대가 이렇게 했기 때문에 나도 이렇게 하겠다 라며 수동적으로 사실 건가요?

아니면 악순환을 끊고 내가 먼저 사랑의 "행동"으로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만드실 건가요? 계속 안될 때는 여태껏 했던 행동을 반복하지 마시고 한번쯤 세상에 돌아가는 이치를 탐구해 보세요.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이다" - 아인슈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