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20대 후반 동갑으로 지금 1년이 조금 안되게 연애를 하는 상태입니다. 방은 같지 않지만 아파트 건물이 같아서 뭐 거의 같이 살다시피 하는 상태이구요. 

여친은 지금 이직 준비를 한창 하는 중이라 두세달 전부터 계속 많이 바쁩니다. 그래서 만나는거야 가까이서 살기 때문에 자주 만나지만 뭐 데이트를 제대로 하는건 생각하기 힘들구요. 주로 패턴은 집에서 같이 밥 먹기, 같이 방에 앉아 각자 할 일 하기, 그러다가 좀 수다떨면서 같이 쉬기... 뭐 이런 일상생활입니다.

그런데 그러던 여친이 저저번주 즈음 되어서 이직 준비에 큰 차도가 있었고 그래서 심적으로 좀 여유가 생긴 상태입니다. 근데 그러더니 갑자기 전에 다니던 불교 동호회(?)에 나가야겠다는 겁니다. 원래 다니던 곳이 있었으나 이차저차 안나간지 거의 1년을 채운 상태인데, 이제 회사에 원서도 집어넣고 해야하니 가서 예불도 좀 드리고 그렇대요. 근데 이 불교 동호회가 뭐 평범한 교회랑 분위기가 거진 비슷합니다. 가서 예불 드리고, 그러고 사람들끼리 모여서 하하호호 수다떨면서 놀고, 그러다가 저녁이 되면 삼삼오오 모여서 술도 마시러 가고. 그래서 종교적인 색깔과 사교모임의 색깔이 둘 다 있어요. 

근데 전 몇달동안 뭘 같이 하고 싶다, 어디가서 데이트 하고 싶다 한마디 뻥끗도 안하고 그냥 옆에서 서포트만 해주고 있었는데 좀 시간이 비자마자 불교 동호회에 나가고 싶다고 하니 서운하더군요. 근데 뭐 그게 필요로 하다니깐 어떡하냐 하면서 그냥 삼키고 넘어갔는데... 

여친은 꾸미는걸 정말 극도로 귀찮아하고 힘들어합니다. -_-; 그래서 화장하고 잘 갖춰입은 모습을 한달에 한번 정도 겨우 봅니다. 그 외에는 항상 캐쥬얼하게 입고 쌩얼인 상태에요. 근데 불교 동호회를 가겠다고 한 날 보니 애가 변신을 해서 나가더군요. 그런 모습을 본적이 없는건 아니지만 뭔가 동호회 나가는 것에서부터도 서운했는데 그렇게 이쁘게 근사하게 빼입고 나가는 모습을 보니 좀 배알이 꼴렸다고 해야하나....

근데 그걸 가지고 서운하다는 소리를 했더니 '자기를 특별하게 여기기 때문에 그러는거야' 라면서 좋게 생각을 하라고 하네요. '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그렇게 꾸미고 예쁘게 하고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합디다. 제 입장에서는 좀 남한테 이쁘게 보이려고 노력을 하는만큼만 저한테도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는건데....

제가 쫌팽이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