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 타며 데이트 하던 시간까지 합쳐서 이제 막 만난지 반년이 좀 지난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딱히 싫어하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없고, 그렇게 욕심이 많지 않고 두루뭉술한 성격에 밝고 이쁜 여자친구에요. 좀 덤벙대는 부분이 있고 밥을 안 챙겨먹는 등의 게으른 부분이 있어서 그런건 성격이 좀 꼼꼼한 제가 챙겨주는 편이구요.

근데 그런 여자친구가 정치얘기만 되면 성격이 불 같아지면서 굉장히 욱하고 공격적이 됩니다. 자기 의견이랑 맞지 않은 것은 무조건 틀렸고, 저는 그래서 틀린 정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여자친구의 설득을 통해 그릇된 생각을 바꿔야만 하는 사람이고, 제가 제 틀린 정치관을 고치지 않는 것은 제 자존심이 쎄서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기 때문이고... 그러면서 비웃습니다. 그래서 전 굉장히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구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평소에는 정말 온화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면서 조금 게으를 뿐입니다. 근데 정치 얘기만 되면 이리 과격해지니 제 입장에서는 굉장히 당황스럽네요. 다른 정치관을 가지고 있더라도 저는 대화/토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대화를 하고 난 다음에 '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럴수도 있겠네. 그래도 나는 내 생각이 옳다고 생각한다.' 하고 결론이 날수는 있겠지만 '내가 옳기 때문에 너는 틀렸어'라는 흑백논리는 옳지 않다고 생각하구요.

근데 여자친구는 이제 정치얘기는 하기도 싫다고 하네요; 정치얘기는 불쾌하니까 하지 말자고. 저는 여자친구가 정치적인 견해를 바꿔주길 바라는게 아니라 욱하는거랑 흑백논리만 좀 내려놔주었으면 하는 마음이고 그래서 계속 대화를 해보고 싶은건데... 이건 그냥 제가 욕심이 지나친걸까요? 여친 말대로 그냥 서로 모르는척 하고 아예 교류를 하지 않는 것이 맞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