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만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전 서른 좀 됐고, 여자는 4년 연하, 20대 후반입니다. 둘 다 보수적이라 회사 사람들 눈 피해서 만나는 중인데, 벌써 6개월 째, 자동차로 바래다도 주고, 밥도 늘 사주고, 쇼핑도 가서 가방도 사주고, 뭣도 사주고...여기까진 보통 커플이랑 다를 게 없는데 문제는 이 사람이 스킨십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손 잡는 것도 아주 아주 기분 좋을 때 잠시만 허락하고, 포옹은 꿈도 못 꿉니다. 술의 힘을 빌려볼까 해도 술도 안 먹습니다. 딱히 무슨 종교에 심취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이 나이에 중학생 시절 첫사랑 하는 것도 아니고. 뭐 모텔 가자는 것도 아닙니다. 벌써 둘이서만 만난지 200일 가까이 만났는데, 둘만 있을 때는 오붓이 손도 잡아보고, 만나고 헤어질 때는 가볍게 포옹이라도 하는게 이 여자는 그렇게나 어색한가 봅니다. (그게 아니면...이 남자는 여기까지만 허락된다고 선을 긋고 있는 건지도 모르죠)

제가 연애경험이 별로 없어서 이렇게까지 보수적인 여자도 더러 있는 건지, 아니면 이 사람이 저에게 마음이 없는 건데 그냥 잘 해주니깐 만나주고 있는건지...즉, 확실히 인연이 아닌건지 판단할 통밥이 안 돼서 고민 중입니다. 제가 끝까지 헌신적으로 잘 해줄 수도 있겠죠. 그런데 서로 좋아하는 관계가 아니라 일방만 노력해선 그 관계가 잘 유지될리가 없잖아요. 괜히 저 혼자 고민하다 이별을 만드는 건 아닌지. 참고로 여자가 이런 진지한 얘기하는 거 엄청 싫어하고 또 얼버무리는 타입이라 결국 이런 게시판에 고민을 털어놓습니다...제가 오죽 답답하면 이럴까요. 마치 제가 스킨십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사람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 기분 나쁘고...

참고로 자격지심같지만, 나름 대학교 다닐 때, 학원강사할 때는 인기 많았거든요? 제가 외모나 다른 부분에서 딱히 결격사유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지금 만나는 여자도 제 외모나 성격에 대해선 자주 칭찬을 하는 편이고요...뭐가 대체 문제인 걸까요? ㅠㅠ

이 사람에게 제가 그냥 잘 해주니깐 만나는 정도의 사람이라면(흔히 말하는 엑스오빠), 저 역시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