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략)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멘붕이 와서 마냥 매달리다가 이런 저런 재회상담을 받아보다 바닐라로맨스님글을 읽게 되었는데... 정말... 저는 그동안 바보짓만 했었던것 같아요. 매달리는건 물론이고 매달린게 후회되니 연락도 못하고, 그러다 남자친구에게 먼저 연락이 왔음에도 남자친구 심리를 궁금해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재회상담을 따로 돈주고 받았는데 몇백만원짜리 이벤트하면 된다하고... 뭔가 아니지 싶었는데 질투심유발을 도와주기위해 남자친구 보는 앞에서 뭘 해준다하고... 또 다른데서 하니 질투심 유발해야하니 다른 남자랑 찍은 사진을 올리라하고... 결국 저는 남자친구에게 이상한 여자가 되어 버린것 같아요... 재회상담에 쓴 돈도 돈이지만... 바보짓만 하면서 상황을 더 악화시킨것 같아 너무 우울하네요... - L양 

가끔 L양과 같은 케이스들을 듣는다. 무료 재회상담 혹은 저렴한 상담을 해주겠다고 유도를 하고 막상 전화상담을 하면 이야긴 안듣고 그런 상황이라면 재회이벤트를 하면 될거라며 수백만원짜리 재회이벤트를 권유 아니 강요한다. 아니면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다며 질투심유발을 위해 지나친 자극적인 행동을 시켜서 상황을 더 꼬이게 만드는 경우도 흔하다. 어떤 곳에서도 무조건 내가 맞다 할 수 없으니 나 또한 내 말만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론 내가 들은 재회상담들은 상담의 전제부터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들의 재회상담 이야기는 이렇게 하면 상대가 이렇게 할것이다라는 식이다. 내가 이벤트를 하면 상대가 감동을 먹을 것이고, 내가 질투심을 불러일으키면 상대가 질투심에 불타올라 내게 돌아올 것이란 식이다. 백번 양보해서 그들의 재회상담이 통할지 몰라도 적어도 아들러 심리학의 관점에서는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다. 

아들러는 말했다. 타인을 조종하기 위해 내 말과 행동을 바꿔서는 안된다! 대게 내가 말과 행동을 바꾸면 상대도 영향을 받아 말과 행동을 바꾸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타인을 조종하기 위해 내 말과 행동을 바꿔서는 안된다! 라고 말이다. 이건 단지 도덕적으로 상대를 조종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상대를 조종하고 싶으면 조종하지 말라는 거다. 생각해보자. 누군가 당신을 좋아하는데 좋아한다는 말을 하지 않고 밀당하고 상대가 날 좋아한다는 것도 모르고 그 밀당에 홀라당 넘어가나? 아마 단박에 "아... 얘가 나 좋아하나?"싶을거다. 우리는 어떤 목적, 감정, 의도를 가지면 자연스레 상대를 의식하고 긴장하며 자신의 속내를 타인에게 들켜버릴 수 밖에 없다. 물론 처음은 속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라고 바보는 아니다. 갑자기 돌변한 태도에 상대는 본능적으로 당신이 예상치 못한 피드백으로 당신을 테스트 할 것이고 꾸며낸 감정과 태도는 순식간에 들통나버릴수밖에 없다. 그러면 뭐가 될까? "그럼 그렇지... 어디서 개수작이야?"가 되면서 처음엔 서로의 트러블때문에 헤어졌다가 나중엔 자신을 기만하려고한 상대에게 부정적 감정을 갖게 되는거다. 

이뿐이 아니다. 재회에 혈안이 되어 있는 재회상담 신청자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저렇게 하면 상대와 재회할 수 있을거예요! 라는 말이 가뭄에 단비 같게 느껴지겠지만 소뒷걸음 치다 쥐잡은격으로 재회를 했다한들 당신도 상대고 트러블의 상황을 감정적으로 해결하는것 이외에는 생각해본적이 없으니 또 똑같은 이유로 헤어질 수 밖에 없는거다. 당신이 포커스를 둬야하는건 상대가 아니라 당신 자신이다. 

감정을 컨트롤하고, 평상심을 찾고 그 과정을 상대가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면 그만이다. 어떤 곳에선 매력을 올려야한다는데 무슨 개소린지 모르겠다. 원빈이 내 뺨을 후려쳤다고 원빈이 못생겨 보이는건 아닌것처럼 당신이 상대에게 무슨 짓거리를 했는지 몰라도 갑자기 매력이 떨어질 수는 없는거다. 

그러니 재회상담을 요청하기전에 적어도 그 사람 혹은 업체에서 공개한 자료들을 살펴보자. 그리고 오? 괜찮은데? 싶을땐 스스로에게 자문을 해보자. "반대의 입장에서 누가 이런 수작을 한다면 내 마음이 움직일까?"라고 말이다. 당신에게 필요한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이 아니라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