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바닐라로맨스님들을 읽으며 전남친 잡는법을 준비해가고 있는 이별녀입니다. 처음엔 오로지 전남친 잡는법만 생각하며 남자친구에게 추하게 매달리고 빌었었는데 이제는 바닐라로맨스님의 글들 덕분에 어느정도 안정을 찾은 상태입니다. 기분이 또 우울하고 불안할때마다 바닐라로맨스님의 글들을 읽으며 감정을 잘 추스리고는 있는데 문득 요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미 추한 모습때문에 남자친구가 질려버렸으면 어쩌지?", "용기내서 연락했는데 씹어버리면 어쩌지?", "혹시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으면?"하는 생각이 들면서 또 불안해지고 두려워요. 이러다 또 감정적으로 남자친구에게 매달리며 망쳐버릴것만 같은데... 이런 저의 감정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 P양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감정을 추스리려고 노력을 하며 이성적으로 상황을 직시하려는 모습!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 더욱이 자신의 불안한 감정들을 인지하고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하는것까지 발전했다니! 이정도면 전남친 잡는법에 차근차근 다가가고 있다고 말해줄만하다. 

지금 P양을 괴롭히는 질문은 사실 거짓된 고민이다. P양은 차분히 전남친 잡는법의 단계를 밟아가며 머릿속에 가득찬 고민들을 다시 살펴보자. 질렸으면 어쩌지? 씹으면 어쩌지? 딴 여자가 생겼으면 어쩌지?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본인의 고민에 답이 있는가? 전남친이 P양을 절대로 질리게 하지 않을 방법, 절대 씹지 않게 하는방법, 절대 딴여자를 못만나게 할 방법이 있을까? 

단언컨대 그런 방법은 없다. 지금 P양의 머리속에 뒤죽박죽 들어찬 거의 대부분의 고민, 걱정거리들은 실상 의미있는 고민이 아닌 거짓된 고민이다. 의미있는 고민인척 가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전남친 잡는법을 진행하며 자연히 생기는 불안과 두려움들일 뿐이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P양이 중요한 면접을 앞두고 있다 생각해봐라. 

면접을 준비하면서 자꾸 머리속엔 "면접에서 실수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가득차게 될거다. 그런데 면접에서 절대 실수 하지 않는 방법이 있나? 없다. 그런 생각이 드는건 어떤 방법을 찾기 위함이 아니라 불안함과 두려움이 의미있는 고민을 가장하여 머릿속을 채울 뿐인거다.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스스로 불안함과 두려움을 직시하는거다. 전남친 잡는법을 실행하며 쓸데없는 고민들로 힘들어하는 P양의 경우라면 "질렸으면 어쩌지?"하는 생각이 들때 머릿속으로 질려서 P양에게 고압적으로 행동하는 남자친구의 모습을 그리며 괴로워할것이 아니라 "아... 지금 내가 불안하고 두려움에 쓸데 없는 고민을 만들어 내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두려움을 직시하고 그 두려움을 천천히 들여다 보는 것이다. 

감정은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지하는 순간 더이상 커지지 않는다. P양이 "그러면 어쩌지?"라며 막연히 고민을 하고 걱정을 하면 불안함과 두려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P양이 아무것도 못하게 하거나 감정적인 행동을 하게 하지만 P양이 본인의 불안함과 두려움을 직시하면 "아... 내가 지금 불안하고 두려운거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불안과 두려움이 더이상 커지지 않고 조금씩 줄어들게 된다. 

지금 P양이 본인의 감정을 자제하려고 노력하길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발전이다. 이제 익숙하지는 않겠지만 조금씩 본인의 불안한 감정과 두려운 감정들을 직시하다보면 남자친구의 부정적인 피드백에도 상처받지않고 오히려 멘탈로 남자친구를 압도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거다. 그러니 잊지마라! 감정을 직시하라! 그리고 그 감정을 차분히 들여다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