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성공 "알았어"한마디면 된다?
바닐라로맨스 2019.11.13 15:31:49
어제 남자친구와 크게 싸우다가 헤어지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사실 생각해보면 뭘 그런걸 가지고 싸웠나 싶은데... 후회는 이미 늦었겠죠. 저는 남자친구가 잡아줄거라 생각하고 지르듯이 헤어지자고 말한거였는데... 남자친구고 쌓인게 많았었던건지...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일단 전화를 끊고... 이건 아닌것 같다 싶어서 제가 남자친구한테 줄것도 있고 만나서 정리를 하자고한 상황이에요. 내일 보기로 했는데 남자친구를 만나서 뭐라고 이야길 해야할까요?
S양의 재회성공 플랜에 대해 이야기 하기전에 뜬금없는 수수께끼를 하나를 내겠다. "헤어지자고 말하는 사람의 심리의 전제는?" 뭔말인가 싶겠지만 말 그대로다 헤어지자고 말을 하는 사람의 심리의 기반이 무엇일까? "나는 상대방이 싫다?", "이제 헤어지고 싶다?" 물론 위의 말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전제는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상대는 헤어지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이다. S양의 경우를 보자. S양은 평소 걸핏하면 헤어지자고 말했다. 왜 말했나? 정말로 헤어지고 싶어서? 남자친구가 싫어서? 물론 순간적으론 이런 생각도 들었겠지만 S양 스스로가 "남자친구가 잡아줄거라 생각했어요."라고 말한것처럼 남자친구가 헤어지는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가 있었기에 헤어지자고 이야길 한거다.
만약 상대가 정말 헤어지고 싶어한다는걸 알았다면 굳이 먼저 헤어지자고 이야기 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이 간단하면서도 뜬금없는 질문이 대체 재회성공에 어떤 의미가 있겠냐 싶겠지만 알고 보면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하기전에 상대가 이렇게 행동할 것이라는 것을 대략적으로 생각을 하고 행동한다는거다. 우리의 두뇌는 게으름뱅이다. 될 수 있으면 움직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행동을 할때 하나하나 따지고 생각을 하기 보다 패턴으로 묶어서 생각하고 예상한다.
화가난 S양이 남자친구가 붙잡겠지? 라는 예상을 하며 헤어지자고 말을 한것처럼 말이다. 이때 남자친구가 예전처럼 붙잡았다고 해보자. 그러면 S양은 남자친구에게 "자기야 미안해...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굴었지...?"라고 했을까? 아마 S양은 이걸가지고 "뭘 잘못했는데?", "우리가 안맞는데 어떻게 사겨!", "아냐 우린 헤어지는게 좋을것 같아"라며 몇 시간 혹은 며칠을 질질끌며 남자친구의 속을 뒤집어놓았을 거다.
남자친구가 뭐라고 말을 해도 S양의 화는 풀어지지 않았을 거다. 이미 S양은 남자친구가 붙잡을 것이라고 예상을 했기에 뭐라 말을 하든 당황하거나 말리지 않고 집요하게 남자친구를 S양의 뜻대로 요리?를 했을거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그래... 그럼 헤어지자..." 라며 예상밖의 행동을 보이니 S양은 어떻게 됐나?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도 태도가 180도 달라졌을거다. 이것을 NLP에선 패턴 인터럽트(Pattern Interupt)라고 말한다. 의도적으로 상대의 패턴을 깨버려서 상대를 당황시키는 것이다. 자신이 예측한 패턴에서 벗어난 대화가 전개되면 사람들은 준비된 대답을 하지 못하고 당황하며 현 상황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하는지 난감해하고 당황한다. 그러다보니 대화의 주도권을 쉽게 상대에게 빼앗기거나 최면에 빠지기도 한다.
(최면에 빠지는것은 화자가 전문가의 경우...) 실제로 최면의 대가 밀턴에릭슨은 평소 패턴 인터럽트로 최면을 유도하곤 했는데 악수를 하다가 마주잡은 손을 갑자기 상대의 얼굴로 가져가서 상대를 당황시킨 다음 상대에게 최면에 필요한 여러 메시지를 주입시키곤 했다. 영화 나우 유 씨미 2에는 패턴 인터럽트 방식으로 최면을 걸어 암시를 넣는 장면이 있으니 흥미가 있다면 한번 살펴보자.
S양 스스로 돌이켜봐라. 분명 방금전까지 어떻게 하면 남자친구 속을 박박 긁고 무릎꿇게 할까?를 생각하던 S양이 어쩌다 "남자친구가 많이 쌓아뒀나봐..."라며 재회성공 비법을 찾고 있게 되었는지를 말이다. 자! 내일 남자친구는 약속장소로 나오며 어떤 상황을 예상할까? 서로 말로 잘 화해하고 재회성공하는? 그건 S양의 희망사항이고! 아마도 주도권을 잡은 남자친구 입장에선 S양이 자신의 죄를 고하며 용서를 빌고 매달릴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을까?
헉! 무섭다! S양이 내일 하려던 짓?이 바로 그런짓이었는데! 그치? 이러니 매번 매달리기만 하고 주도권을 빼앗기는거다. 재회성공을 위해 주도권을 내가 갖고 싶다면 패턴을 깨야한다. 그렇다고 다짜고짜 남자친구 얼굴에 물을 끼얹고 "나쁜자식! 잘먹고 잘살아!"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 헤어지는건 어쩔 수 없지만 오늘은 재미있게 놀자!"라고는 할 수 있다.
무조건 S양이 매달리고 우울한 분위기를 연출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의외의 전개에 당황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패턴을 깨라. 그래야 틈이 생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