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로맨스님께 언제 답변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될 수 있으면 빨리좀 받을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상담을 신청하면서 이렇게 말씀드리면 좀 그렇긴 하지만...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했고 매달리다가 2주동안 시간을 갖기로 했는데 내일 만나서 이야길 하기로 했거든요..

저는 당연히 헤어진 남자친구 재회를 바라는데...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일단은 바닐라로맨스님께서 쓰신 글들을 보며 남자친구와 찍었던 사진 한장과 혹시 몰라 제가 반성하는 내용의 장문의 편지를 준비했는데... 언제 전해주는게 좋을까요? 그리고 제게 팁을 조금 주신다면...? - P양 

P양의 헤어진 남자친구 재회를 향한 불타는 열정은 알겠다만... 일단은 우선 진정하자... 마치 P양은 한일전에 나가는 태극전사의 심정인것 같은데... 너무 그렇게 바짝 긴장을 하는 것은 오히려 헤어진 남자친구 재회에 악영향만 끼칠 뿐이다. 일단 편지와 사진은 내려 놓도록 하자. 

아쉽지만 P양은 하루키나, 톨킨이 아니기 때문에 무슨 글을 썼든 남자친구에게 P양이 전하고 싶은 느낌을 제대로 전하기 어려울거다. 아깝다고 생각할 필요 없다 이때 준비해 놓은건 나중에 재회를 하고 나서 "나 너 붙잡으려고 이런것도 썼었던거 알아?"라며 전하면 폭풍감동이 될것이니 말이다. 

아니... 재회 하려고 썼는데... 재회를 하고 나서 주라니...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P양의 궁금증에 답이 있다. 마지막에 정리를 하자며 만났는데 P양 입장에서 무슨말이 나올지 남자친구가 모를까? 자. 지금부터 남자친구의 입장에 빙의해서 P양이 쓴글을 읽어보자. 그 내용중에 예상밖의 내용이 있을까?

헤어지자고 했는데 시간을 달라고 한 사람이 쓴 편지가 뭘 얼마나 다르겠는가? 뻔한 내용이지뭐... 오히려 막상 헤어진 남자친구 재회를 하고 나서 전달을 하면 오해와 관계가 풀어진 상황에서 의외의 선물이 될것이다. 그러니 일단은 넣어두자. 사진에 장문의 편지가지 준비한걸 보면 P양은 이번 만남을 통해 뭔가 한판승을 생각하고 있는것 같은데 워워... 침착하자. 다시한번 남자친구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어떤 이유에서든 헤어지자고 했는데 P양이 매달리며 2주간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러면 2주후 다시 만났을때 P양이 어떤 행동을 할것이라고 생각할까? 그래... 바로 P양이 지금 하려고 하는 그런 행동들을 할것이라고 생각할거다. 뻔한 레파토리니 별 감흥이 없는것은 물론이며 P양을 만나러 오며 P양이 그러한 행동을 하지는 않을까... 하고 걱정하고 경계를 할것이 뻔하다. 그런데 P양이 역시나 뻔한 레파토리로 나온다? 

뭐... 그럼 결과는 뻔한거지뭐... 주말에 만날 남자친구의 태도와 레파토리는 뻔하다. 살짝 불편하다는듯 나와서 P양의 이야기마다 차가운 피드백을 보낼 것이다. 이건 P양이 싫다는게 아니다. 상황이 불편하다는 것이고, P양이 이별을 수용하지 않고 어떻게든 설득하려는 태도를 방어하기 위해 경계하고 벽을 세우는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 벽을 어떻게 허물고 헤어진 남자친구 재회를 이뤄낼 수 있을까? 간단하다. 

먼저 선수를 쳐서 남자친구가 경계를 할 필요 없게 만드는거다. 남자친구와 만났는데 남자친구의 표정이 근엄하고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면 남자친구가 부정적인 피드백을 쏟아내기 전에 먼저 "오빠 내가 생각해봤는데. 오빠 말이 맞는것 같아 일단 헤어지는게 좋겠어!"라며 선수를 치자. 

자! 다시 반대로 생각해보자. P양이 남자친구라면 이러한 상황을 상상이나 해봤겠는가? 분명 남자친구는 "어떻게 하면 이 불편한 만남을 매너있게 끝낼까...? 매달리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을텐데 뜬금없이 먼저 헤어지는게 맞겠다니... 남자친구 입장에선 당황을 할 수 밖에 없고 P양의 입장에서는 저자세에서 한순간에 동등한 혹은 고자세로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 

"이별을 인정하면 끝 아닌가요?"라며 고민할 필요 없다. 이별을 부정한다고 헤어진 남자친구 재회가 되는게 아닌것처럼 이별을 인정한다고 끝나는건아니다. 정확히는 불균형한 이 관계를 끝내고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면 그만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