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일로 스트레스받는 남자친구 어쩌죠?
바닐라로맨스 2018.05.29 18:57:46
헤어짐 자체는 바로님께서 쓰신 그 알고리즘 그대로 남자가 지쳐서 헤어짐을 말햇고 저는 잡았습니다. 남자친구의 지금 상황은 외딴곳에서 단 하루의 휴일도 없이 심신이 모두 지친 상태이고 회사일로 스트레스도 상당합니다. 이주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제가 잘못한 점에 대해 이야길 하고 고치겠다며 이야길 시작했고 어찌 재회는 이뤄졌습니다.
남자친구는 자기자신을 감당할 수 없고, 회사도 관두고 모든 인간관계를 끊고 싶은 심정이랍니다. 영혼도 없고 아무 생각없이 자고 싶다는 생각밖엔 없다고 하네요... 일단은 연락이 부담스러울것 같아 연락을 하지 않고 그쪽에서 연락이 오면 반갑게 받아주고는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좋은 친구, 연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줘야할까요? 남자친구는 애정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태도로 저를 대하고 있고요... 연인으로 이뤄질 수 없다고 해도 최악의 상황인 남자친구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 H양
본격적으로 대화를 시작하기전에 하나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자. "H양아, H양은 남자친구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도 없고 해결해 주려고 해서도 안된다."
우리는 사랑하는 연인, 혹은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연인이 힘들어 할때 그 상대방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어한다. 그런데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당신이 대체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까?" H양도 생각해봐라. 외딴곳에서 단 하루의 휴일도 없이 회사일로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심신이 모두 지친 남자친구에게 H양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H양 부모님의 빽으로 보다 나은 직장으로 이직을 시켜줄 수 있는가? 아니면 "오빠! 오빠를 힘들게 하는 그딴 회사따윈 때려치우고 내가 모은돈으로 작은 사업이나 하면서 살자!"라고 할건가? 대체 뭘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은 안다. 그런데 조금 냉정하게 생각을 해보자는거다. 내가 상대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상대는 바보가 아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한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도 해결하지 못해서 힘들어하고 있는것이다. 그것에 대해 내가 쉽게 힘이되고 싶다고 말하는건 의도치않게 상대에겐 속터지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사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것이라곤 응원의 말을 해주는것, 맛있는것 사주는것,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싶어할때 대화상대가 되어주는것 정도다.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으니 가만히 있으라는건 아니다. 상대가 힘들때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싶을때 그때 가장먼저 대화상대가 되어주고, 어쩌다 지나가는 말로 술한잔 하고 싶다고 하면 한걸음에 달려가 술친구가 되어주고, 부정적인 말을 하면 "짜식아 누나가 있잖아~"라고 해주면 된다.
지금 가장 경계해야할건 모순적이지만 남자친구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다. 해줄건 없는데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만 크면 상대의 상황과 기분은 생각하지 않고 이것저것 찝쩍거리듯 공감안되는 위로와 신경쓰이는 배려들만 우격다짐식으로 상대에게 밀어붙이게 될뿐이다.
분명 H양의 남자친구 입장에선 여러 도움이 필요할거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건 남자친구가 언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H양에게 얘기할 용기를 스스로 내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H양이 보기에 이런저런 도움이 필요해보인다고 해도 남자친구의 요청이 없다면 남자친구가 스스로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신뢰하는 것이다.
그래도 자꾸 뭔가 더 힘이 되어주고 싶고, H양이 노력할게 없을까? 하고 고민이 된다면 그것은 남자친구를 사랑해서, 힘이 되어주고 싶어서가 아니라 남자친구에게 예전처럼 사랑받고 싶은 H양의 욕망일 것이다. H양의 사연을 봐도 힘이 되어주고 싶다면서 굳이 지금은 애정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태도라는걸 지적하고 있지 않은가?
다시 말하지만, H양은 남자친구의 문제를 해결해 줄수도 없고 해결해 주려고 해서도 안된다. 뭔가를 노력하고 싶다면 남자친구에게 필요한게 무엇일지 고민하지말고 남자친구가 도움을 요청할때 언제든 있는힘껏 도와줄 수 있도록 평소 H양의 라이프 생활에 집중하며 H양의 멘탈 에너지를 언제나 가득 채워놓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