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칼럼 #35. 고맙다는 말이 다야? 정말?
miyaromance 2015.10.15 23: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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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자기야" "그게 끝이야?" "응?"
새벽같이 일어나 아니 아니지- 그 전날부터 말하자면/ 일이 끝나자 마자/ 휴대폰으로 추천 도시락 반찬 메뉴를 찾아서/ 마트로 달려가/ 일일히 고른 뒤/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한번도 해본 적 없는 김밥을 말았고/ 데코도 열심히 했으며/ 약속시간에 깜짝하고 나오기 위해/ 설거지도 헐레벌떡 하고/ 화장도 헐레벌떡하느라/ 지금 온 몸에 힘이 쭉 빠져있다는 걸. 일일히 말해줘야. 할까?
입고리를 살짝 올리고 머쓱한듯 고맙다고 말하는 그 앞에서 나는 더 간절한 눈으로 다시 물었다. "좀 더 없어?" 그는 더 머쓱한 얼굴로 웃는다. 그니까 그 고맙다는 마음은 알겠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 이상의 표현이다. 예를 들면, 나의 친구들과 같은 반응 말이다. 그녀들은 작은 선물에도 소스라치게 고마워한다. "어머!!! 어머!!! 대박 예뻐. 고마워 어쩜조아 고마워!!" 조금 과격한 경우에는 오랑우탄처럼 긴머리를 흔들며 손뼉을 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소리를 지른다. 이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아닌가?라는-- 생각은 하지 않다. 이것의 절반이라도 표현을 해준다면 더할나위 없이 나의 수고는 뿌듯함으로 채워질 것이다(그렇고 말고).
하지만 그는 순도 100%의 눈으로 고맙다고 웃는다. 아.. 맞다.. 그게 다다. 가차없이 바로 나의 마음을 표현한다. "별로 안좋아하는 모양이야. 맛없구나? 맛없는 모양이야. 분명해. 정말 싫으나봐. 내가 싫은 모양이야."하고 좀 더 서운한티를 낸다. 그럴 수록 더 듣고 싶은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아니라니까, 너무 좋아. 진짜 맛있어"라고 말하긴 하지만. 그것으로 만족해야 한다니.
자 따라해봐. '오늘 도시락 너무 고마워. 이것도 맛있고, 이것도 맛있고, 와 다 맛있어. 이거 준비하느라 힘들었겠네~. 덕분에 맛있게 먹었네. 많이 사랑해. 내가 안아줄게' 이것은 나의 입에서 나온 대사다. 그는 마치 언어를 이제 배우는 아이처럼 내 말을 똑같이 따라한다. 하지만 이 느낌은 뭐지. 분명 듣고자 하는 말을 들었는데, 억울해지는 느낌은.
writer. 강作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다들 잘 지내셨죠? 쌀쌀한 날씨에 몸을 잘 추스리고 계신지. 죄송스럽게도 저는 그동안 연애는 뒷전으로 하고, 열심히 직장에서 글을 쓰며 일했답니다. =) 하하 뭔가 씁쓸하네요. 앞으로는 좀더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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