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칼럼 #19. 발렌타인(단편)
miyaromance 2015.02.14 00: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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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칼럼 #31. 발렌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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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여자는 15년 전의 약속을 지키려 에펠탑 아래에서 한없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파리의 날씨가 차다. 환하게 불을 밝힌 에펠탑 사이로 바람이 거대한 소리를 낸다. '크리스..' 작은 소리로 속삭여본다. 발렌타인을 즐기는 연인들이 지나간다. '올꺼야. 반드시 올꺼야.' 여자는 마음을 가라앉혀 본다. 1시간이 흘렀다. 어둠이 더 내려앉은 듯하다. 풀썩 주저앉아있고 싶었지만, 여자는 기대있을 뿐이었다. 점점 적어지는 사람들의 얼굴을 한 명이라도 놓칠까 계속해서 두리번 거렸다. 2시간.이 흘렀다. 여자는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 무엇때문에 그를 기다리냐고. 그에게 무엇을 바라는 것이냐고. 저기 커피를 손에 쥐고 있는 남자가 그일 수 있다. 저기 누군갈 기다리고 있는 남자가 그일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확신하고 있었다. 그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그도 그럴까. 15년이 지난 그녀의 모습을 알아 볼 수 있을까. 그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여자는 그들이 15년전 함께한 이곳에서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싶었다. 그가 그토록 기다렸던 내가 바로 여기 있다고. 불꽃축제가 한창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로 여자는 앞이 보이지 않았다. 눈물이 툭-하고 떨어졌다. 그때 누군가 휙-하고 그녀의 팔을 스치고 지나간다. 익숙한 모습이다. 급히 고개를 돌린다. 환한 불빛에 익숙한 모습이 보인다. 10년 전 그의 모습이다. 수줍게 초콜렛을 건내던 그의 모습이다. 얕은 바람에도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약해진 여자는 그자리 멈추었다. 'I love you, chris' 2001년 9월 11일 마지막 순간까지 건내지 못했던 말. 영원히 전하지 못할 것같았던 말을 오늘 전했다. 그는 왔다. 분명히 왔다. 영원히 지켜준다는 약속을 지키러 그는 왔다. 변함없는 모습과 변함없는 사랑으로 그곳에 있었다. 선물 하고 싶었던 초콜렛 박스를 그 자리에 두었다. 차가운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에펠탑 주위로 불꽃이 아름답게 피어오른다. writer. miya romance(1006cho@naver.com)
* 9.11테러로 사망한 남자를 잊지 못하는 여성의 발렌타인 데이를 묘사한 단편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난해한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럽게 읽어주세요. 앞으로도 정규칼럼은 매주 토요일에 게시되며, 다양한 시점과 장르로 찾아뵙겠습니다. happy valentine day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