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칼럼 #11. 겨울 사랑법
miyaromance 2014.12.20 17: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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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겨울 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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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극심한 자연주의자다. 채식을 하며, 일회용컵으로 take-out을 하는 부류의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 어떤 것보다(신이나 과학보다) 자연을 믿는다. 자연의 법칙과 자연의 철학을 믿고,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이기에 그 법칙에 그대로 적용된다는 생각이다. 그렇기에 항상 글을 쓰거나 사색에 젖어있을때 자연과 내 자신을 비교했었다. 내 감정이 '자연'스러운 것인가, 이럴 때 '자연'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묻고 물었다. 그리고 자연에 맞춰 사는 것이 '옳다'라고 믿어왔다. 추운 겨울이다. 매일 '내일이 오늘 보다 더 춥다!'라는 기사로 저녁이 오싹할 정도다. 길거리의 사람들을 보면 소리없이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은 지하철 플랫폼에서 금방 터질 토마토같은 패딩을 입은 청년을 만났다. 그는 마블의 다음 영웅같이 튼튼해보였다. 지하철 창문에 비친 내 모습도 웃음이 난다. 정전기때문인지, 둘둘감은 목도리때문인지 내 머리는 샵에 가길 오랜동안 미뤄온 푸들같다. 하여간 우린 지금 예쁘게 보이는 것보다 이 추위 속에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철에 몸은 많이 변한다. 움추려있기 때문에 한껏 풀어줘야하고, 노근노근해지고, 수분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우리 마음은 어떨까? 추운 날씨에 우리 마음은 안녕할까? 혹시 우리 마음은 여름과 똑같이 이어오고 있는 건 아닐까? 변한것 같다고 느끼기도 한다. 나도 모르게 (역시 자연의 일부라서 그런지 본능적으로) 조용한 음악과 감동적인 영화를 찾아보고 싶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 사랑은 어떨까? 겨울이 오면 우린 어떻게 사랑해야 할까? 나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4계절 변함없이 어떤 의식없이 행해왔던 것같다. 하지만, 서론이 길었듯이. 자연의 일부인 우리는 추운 겨울이 되어 몸과 마음을 스스로 변화시키고 있다. 우린 겨울에 맞는 사랑을 하고 있는걸까? 이외수의 「겨울사랑고백법」이라는 시가 있다. 그 시에서 보면 '보라/나무들은 자신에게 붙어있던 일체의 수식어들을 미련없이 떨쳐 버리고/오로지 헐벗은 모습 하나로 묵상하는 법을 우리에게 가르친다/그대여/겨울은 담백한 계절이다/감정에 양념을 처바르거나 조미료를 뿌리지 말라/담백한 계절에는 담백하게 고백하라/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한다고'라는 구절이 있다. 겨울엔 바람이 매서울 때도 있지만, 조용하다. 지저귀는 새도, 울어대는 풀벌래도 동침을 한다. 조용하고 깊게 들어간다. 그들은 몸과 마음에 영양을 가득 체운다.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욕심이 나는 일이 있어도- 감정의 일렁임이 커져도 지금은 겨울이다. 우리가 몸을 따뜻하게 감싸고 부드럽게 몸을 풀어주듯 상대방과 나를 따뜻하게 감싸주어야 하는 계절. 그리고 부드러운 말로 사랑한다고 잔잔히 전해야 하는 그런 계절이다. 사랑한다는 말, 고맙다는 말로 마음에 영양분을 체워넣자. 그래서 우린 겨울에 그렇게 많은 기념일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다들 집에서 누군가를 생각하며, 모과차를 담고, 뜨개로 밤새 애정을 엮는다. 그리고 나누고 나눈다. 추운것은 싫다. 겨울은 이렇게 아름다운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무언가 체우는 일은 언제나 어렵듯. 사랑을 내뿜을 수 있는 여름이 언제나 좋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포근하게 쌓아 놓지 않으면, 여름엔 기력이 다할지도 모른다. 따뜻한 차 한 잔 앞에두고 내 자신에게 말해본다. 겨울 답게 생각하고, 겨울 답게 사랑하자고. =) Writer. miya romance(1006cho@naver.com) 칼럼은 매주 토요일 저녁에 연재됩니다 =) 다음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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